은행
기업銀 신생 배구단 우승 요인 “간판보다 능력”
뉴스종합| 2013-03-07 10:02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지난 6일 오후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1층 로비에서는 때아닌 축하 행사가 열렸다. 2012~2013 여자 프로배구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기업은행 알토스 배구단을 격려하고, 시즌 내내 성원을 아끼지 않은 임직원에게 감사하는 자리였다.

알토스 배구단은 국내 프로스포츠 역사상 ‘창단 후 2년 만에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꼴찌 후보였던 신생팀을 최단 기간 우승으로 이끈 배경에는 ‘간판보다 능력’을 중시하는 조준희 기업은행장의 경영철학이 깔려있다.

알토스 배구단 우승 주역인 이정철 감독이 대표적이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코트보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았던 무명 선수였다. 누구보다 후보 선수의 서러움을 잘 알았던 이 감독은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 탁월한 선수 운영 능력을 보였다.

조 행장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 대신 이 감독을 알토스 배구단 초대 감독으로 영입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는 조 행장의 인사 방침이 그대로 녹아있다.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사진 왼쪽부터)이 지난 6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알토스 배구단 정규리그 우승 축하 행사에서 이효희 선수와 이정철 감독으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전달받고 있다.

알토스 배구단 주장인 이효희 선수도 비슷한 경우다. 이 선수는 알토스 배구단이 창단될 때 은퇴한 상태였다. 조 행장과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이끌 맡언니가 필요했고, 현역 시절 동료 선수들의 신임이 두터웠던 이 선수를 발탁했다. 이 선수는 이번 우승으로 기업은행 정규직 행원에 특별 채용됐다.

은행원 특유의 배려하는 업무 문화도 배구단에 접목했다. 조 행장은 관행적으로 풀타임 출전시켰던 외국인 선수를 벤치에 쉬도록 제안했다. 용병 선수는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고 대체 선수들은 기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조 행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조 행장은 “훈련과 시합에 관련된 사안은 감독에게 전권을 줬지만 구단주로서 인간적인 팀을 만드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날 행사에서는 알토스 배구단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중소기업인 최충렬 유엔젤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기흥연수원에 배구단 전용 숙소 및 연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ipen@heraldcorp.com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사진 왼쪽부터)이 지난 6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알토스 배구단 정규리그 우승 축하 행사에서 김희진 선수와 박정아 선수로부터 우승 기념 티셔츠를 전달받고 있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