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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일대 투트랙 방식으로 개발한다
부동산| 2013-03-14 10:02
세운상가 리모델링하고 주변지역은 별도 개발키로



[헤럴드경제 = 백웅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공원으로 개발하려던 세운상가가 현대식 타운형 상가로 리모델링된다. 또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사업도 함께 추진된다. 서울시가 세운상가는 리모델링하고 인근 지역은 작은 단위로 나누어 별도 개발하는 ‘투트랙 재개발’ 방식으로 개발 전략을 급선회한 것. 이는 도심내 대단위 재개발 사업을 공영 방식으로 진행하기 부담스러운 데다 통합개발에 나설 경우 보상금을 둘러싸고 지주간 갈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세운상가를 리모델링하고 인근 세운지구를 따로 떼어내 개별 개발하는 방식의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조만간 결정고시할 예정이다. 세운상가를 공원화으로 탈바꿈시켜 세운상가-남산을 잇는 녹지축을 만들고, 주변지역을 고밀도 개발한다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개발 구상이 사실상 전면 백지화되는 셈이다.

상가군을 그대로 존치시키기로 한 명분은 크게 두가지다.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자, 1970~80년대 전자산업의 중심지로 명성높던 역사를 원형대로 유지한다는 게 첫번째다. 두번째는 광화문을 중심으로 밀집된 업무지구와 유통업 중심의 동대문 지역 사이에서 도심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왔던 세운상가의 역할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프로젝트는 이같은 외형적 명분보다는 사업성 문제에 더 무게가 실렸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SH공사의 부채 문제가 이미 심각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보상해가며 공영개발하는 것은 여러가지 무리가 뒤따른다”며 “이에 기존에 상가군과 묶인 구역을 풀어줌으로써 자체 개발사업 가능성을 높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서울시는 앞서 세운상가군 가운데 한 동인 현대상가를 헐고 그 자리에 초록띠공원을 조성하면서 보상금 등으로 2115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이 같은 계획에 세운지구 지주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세운2구역의 주관 시행사인 H사 관계자는 “세운상가 1000평에 조합원이 360명이고 여긴 1만2000평에 지주가 218명인데 서로 이해가 다를 게 뻔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재개발이 지연되면서 이 지역은 공시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땅을 내놔도 거래가 안되는 상황이었는데 상가와 따로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사업 진행이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상가군을 제외한 세운2~6구역을 각 구역마다 7~8개 블록으로 나누어 개발하도록 추진하겠다는 계획이 자칫 사업성이나 수익률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팽배하다. 종로3가 D공인 관계자는 “작은 블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게 지금 상황으로선 가장 합리적인 안으로 보이긴 하지만 블록내 지주 5명이 별도의 조합을 결성해 건물을 올리는 등 난개발 가능성도 우려된다”며 “수익성 부동산만 난립해 오히려 수익률을 떨어뜨릴 수도 있어 서울시의 행정적 조율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kgu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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