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주거비 지원 노숙인 80% “자립 성공”
뉴스종합| 2013-03-27 11:27
42% 취업 통해 사회 복귀
35%는 기초수급자로 지정
市, 올해도 350여명 선정



서울시로부터 일정기간 주거비용을 지원받은 노숙인 80%가량이 거리생활에서 벗어나 자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부터 올 2월까지 노숙인 등 490명에게 월세를 지원해 이 가운데 79.6%에 해당하는 390명이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유지하며 자립의 터전을 닦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시로부터 임시 주거비를 지원받아 주거를 계속 유지하는 390명 중 164명(42.0%)은 취업에 성공해 사회에 복귀했다. 138명(35.3%)은 노숙 생활에서 벗어나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

시는 월세뿐 아니라 쌀ㆍ김치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 주민등록 복원, 장애인등록, 명의도용 고소ㆍ고발, 파산 면책신청 등도 지원해 노숙인들의 자활을 도왔다. 주민등록이 말소돼 취업 등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노숙인 80명의 주민등록이 복원됐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48명은 장애등록을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받도록 했다. 병원치료가 필요한 경우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304명의 노숙인이 1인당 10만원의 생활용품을 제공받았다.

아울러 오랜 노숙생활로 심신이 지친 노숙인을 위한 영화관람, 시장보기, 은행업무 등 일생생활 훈련과 지역사회로의 안정적인 복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시는 지원을 받은 노숙인들이 자활을 위해 공공근로 등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직접 구직을 돕거나 새희망 고용지원센터 등을 통해 희망기업체에 일자리를 연계, 자격증 취득 지원 등의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만화방이나 찜질방을 전전하며 생활하던 안모(49) 씨는 “옹달샘드롭인센터에 등록하고 안정된 주거가 확보되자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의욕이 생기기 시작했다”며 “노숙인 자격증 취득프로그램을 통해 운전면허를 재취득해 취직까지 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실패하고 귀국해 영등포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던 홍모(66) 씨는 “주거지원을 신청한 지 한 달 만에 내 집이 생겼다”며 “귀국당시엔 너무나 절망적이었는데 임시주거지원으로 거주지와 기초생활수급지원까지 받을 수 있게 돼 새로운 삶의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시는 올해도 노숙인과 노숙 위기계층 350명을 대상으로 최장 6개월간 월세를 지원하고 지원자에 대한 지속적인 사례관리와 주거생활 적응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월세는 월 25만원 이내, 최장 6개월로 하되 2개월마다 수행기관 자체 심사를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경호 시 복지건강실장은 “임시주거지원 사업은 노숙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주거공간을 제공해 거리에서의 사망 등 사고를 줄였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거리노숙인들의 취업과 자활의 큰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도 계속해서 임시주거 지원사업을 추진해 노숙인 자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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