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글로벌 보조금 시장서 삼성ㆍ퀄컴 경계론 부상
뉴스종합| 2013-07-01 08:36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휴대전화 완제품과 부품 분야에서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퀄컴이 글로벌 보조금 시장에서도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가격이 소비자 구매에 주요 변수가 되면서 이들 기업이 보조금을 등에 업고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더욱 장악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에 출시된 삼성전자 휴대전화 가격에서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84%에 달했다. 이는 HTC 80%, 애플 74%보다 높다. 출고가에 보조금을 뺀 소비자 가격에서 삼성 제품이 HTC, 애플보다 저렴하단 의미다.

실제 삼성 제품에는 평균 400달러 수준의 보조금이 책정돼 최종 가격은 100달러가 채 안 됐다. 반면 애플 제품에는 510달러 정도의 보조금이 지급됐지만 최종 가격은 200달러에 육박했다. HTC 제품에도 45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받아 가격이 110달러선으로 내려갔지만 이 역시 삼성전제 제품보다 높았다.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만 판매하는 애플과 달리 전 가격대의 제품을 두루 파는 삼성전자가 보조금을 더 효율적으로 지원받는 셈이다. 스튜어트 클라로 수석 조사 담당자는 “폭넓은 제품군에 보조금 지원까지 더해진 탓에 삼성전자가 저가 제품부터 프리미엄 제품까지 두루 지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휴대전화 시장 삼성전자, 애플, HTC 보조금 비율 비교

이와 함께 퀄컴 칩을 탑재한 휴대전화도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 5개 나라에서 다른 칩의 제품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받고 있다. ABI리서치는 퀄컴 칩 제품에 적용되는 평균 보조금이 530달러로 이는 다른 제품보다 189달러 더 많다고 밝혔다.

편차가 가장 큰 나라는 이탈리아로 퀄컴 칩을 단 제품은 800달러에 육박하는 보조금을 받지만 다른 제품은 이 절반인 40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퀄컴 칩을 단 제품에 상대적으로 보조금이 유리하게 지급되는 것 관련, ABI리서치는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은 제품 혁신보다는 가격 경쟁 중심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닉 스펜서 수석이사는 “특히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가격 싸움 국면에 접어 들고 있는데 삼성 경쟁자들이 받는 가격 압박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이는 중소형 기업에 주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로 수석 담당자도 “향후 스마트폰 미래 성장은 (보조금을 많이 받아) 최종 가격이 낮은 제품에서 나온다”며 “제조기업이나 칩 부품사들이 제품 가격을 얼마나 저렴하게 만드는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5개국 퀄컴 칩 탑재 제품과 다른 칩 제품 간 보조금 비교                                                                              [출처= ABI리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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