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과장이 본 변종립
변 선배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참 많았다. 신입으로 들어온 직원은 물론이고 직위고하를 떠나 두루두루 따듯하게 잘 챙겼다. 직장에서 상사가 저녁을 같이하자고 하면, 직계라인이 아니면 이런 저런 이유를 대고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변 선배가 주선하는 자리에는 반대로 늘 후배들이 북적거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끔 변 선배가 푸념하듯이 ‘내가 너희들 때문에 적금을 깼다’고 하시거나 ‘내 아파트의 화장실 하나가 너희들 때문에 없어졌다’고 하신 말씀은 사실일 수도 있겠다 싶다. 동료에 대한 애정, 곧 동료애에 대해 누구보다도 큰 가치를 두고 실제 몸으로, 행동으로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업무적으로도 변 선배는 늘 아이디어로 가득했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나 현안이 있어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는 후배 동료를 보면, 특유의 웃음소리와 함께 폭넓은 식견과 경험을 마구 전파하신다.
더 특이했던 것은 변 선배가 제시한 접근방법이나 해결책이 때론 공무원의 그것들과 사뭇 달랐다. 때문에 ‘아! 이분은 왜 공무원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도 있다.
예전에 중소기업청 국장으로 잠깐 적을 옮겨 일하실 때 일이다. ‘1인 창조기업 발전방안’을 만드는 것이 프로젝트의 내용이었다. 나는 산업부의 과장으로서 공동 작업에 참여했는데, 당시에는 ‘1인 창조기업’이라는 개념조차 모호해 작업 자체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변 국장의 참여로 돌파구가 마련됐다. 명쾌한 논리와 산뜻한 아이디어로 작업을 이끌어 갔다. 덕분에 ‘1인 창조기업 발전방안’은 많은 관심을 받으며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