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미국 이민자에게 아메리칸 드림은 옛말... 미국인들도 “힘들어”
뉴스종합| 2013-09-30 15:34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중산층이 붕괴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표현은 ‘미국은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나라’라는 의미로 이민자들 사이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이제 이민자가 아니라 본토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신분 상승 사다리가 차단된 사회에서 루저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미국인 1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아메리칸 드림의 의미에 대한 인식이 퇴조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응답은 29%로 지난 1986년 조사 때보다 10%포인트 떨어졌고, “내 집을 갖는 것”이라는 응답은 같은 기간 78%에서 61%로,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이라는 응답은 68%에서 52%로 각각 떨어졌다.

이와 함께 “가계 적자를 걱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971년 조사 때 48%였던 “그렇다”는 응답이 42년의 세월과 함께 오히려 1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앞으로 5년 뒤 상황에 대해 ‘현 직장에서 큰 폭의 월급 인상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전체의 56%로 “그렇다”(42%)는 응답보다 많았다. 또 ‘향후 월급이 더 많은 새 직장을 구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도 낙관론(43%)보다 비관론(56%)이 우세했다.

버지니아대 밀러센터와 공동으로 이 조사를 실시한 WP는 “더 이상 노력만으로는 고등교육을 받거나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한 세대를 지나면서 희망이 상당히 퇴색된 셈”이라고 해석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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