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서 바로 뽑는 현금서비스
편의성 크지만 20%대 고금리
저축銀 20%미만 상품 속속 출시
KB저축은행 최저 6.5% 대출도
“현금서비스보다 ○○저축은행!”
한때 ○○저축은행의 TV광고가 유행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는 것보다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게 금리가 더 싸다’는 문구로 고객을 유인했다. 당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실적은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최근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연 10% 후반대 중금리 신용대출상품이 출시되면서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와 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현금서비스와 신용대출은 상품 자체가 다르다. 무엇보다 현금서비스는 긴급자금 성격이 크다. 특히 주변 자동화기기(ATM)에서 바로 돈을 빼내 쓸 수 있는 편의성 면에선 선호도가 높은 데다 만원 단위의 소액도 빌릴 수 있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반면 신용대출은 심사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다소 시일이 걸리고 번거롭다.
대출금리만 놓고 보면 어떨까. 우선 금리 비교를 위해 고금리 기준을 잡아보자. 신한저축은행(신한금융지주)의 ‘신한 허그론’과 KB저축은행(KB금융지주)의 ‘KB착한대출’의 최고금리가 연 19%인 점을 감안해 고금리를 연 20%로 설정하자. 이제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금리를 살펴보자.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표면금리(8월 31일 기준)는 연 10% 미만부터 연 30% 미만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내는 금리는 한쪽으로 쏠려 있다.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20개 카드사 중 비씨카드와 수협중앙회를 제외하면 현금서비스 이용고객의 절반 이상이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물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의 경우 현금서비스 이용고객의 90% 이상이 고금리를 내고 있다. 경남은행과 제주은행이 각각 85%, 84%로 뒤를 이었고, 광주은행 79%, 우리카드 76% 순으로 고금리를 내는 고객이 많다.
반면 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연 19.9%이다. 특히 지난달 25일 출시한 KB착한대출은 ‘은행 이용이 가능한 고객’에게 최저 연 6.5%로 대출해준다. 은행계 카드사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이라면 저축은행의 중금리 신용대출을 고려해볼 만하다.
물론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저신용자의 금리도 연 20%를 넘지 않는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모집인을 통해 대출신청을 할 경우 0.1%포인트 가산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방문 또는 인터넷으로 대출신청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한 허그론(7월 15일 출시)의 경우 대출자의 평균 금리가 연 11%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신한 허그론은 석 달도 안 돼 260여명에게 40억원 이상 대출했다. 주로 신한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은 고객이나 대출 한도가 부족한 고객이 신한 허그론을 이용한다.
신한저축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신속하고 간편한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신한은행 창구에서 신한 허그론 대출 가능 여부를 상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업계에서는 드물게 아주캐피탈이 중금리 신용대출인 ‘멤버스론’을 출시했다. 일반적으로 캐피털업계의 대출금리가 연 20% 후반인 데 비해 멤버스론은 최고금리를 연 19.9%까지 낮춰 카드사의 현금서비스와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긴급하게 필요한 자금이 아니라면 현금서비스보다 2금융권에서 신용대출 금리를 먼저 조회해보는 것도 불필요한 금융비용을 줄이는 현명한 방법이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