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당을 고스란히 들어 안철수에 봉헌할 사람”
지난해 5월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당선되자 한 친노계 인사는 이같이 말했다. 이로부터 10개월 후 김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당명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정하고, 지난 16일에는 창당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여전히 김 대표의 합당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회의적 시각’은 창당 발기인 대회에 문재인 의원이 불참하면서 확인됐다. 발기인 대회 일정이 사전에 예고된 상황에서 문 의원이 발기인 대회에 참석치 않으면서 창당에 불편한 감정이 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발기인 대회에는 친노계 좌장 이해찬 의원도 불참했다. 문 의원측은 “일정 공지가 12일에야 왔다. 22일 부산시당 창당대회 때엔 참석하실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 지도부 측도 불쾌하긴 마찬가지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불가피한 다른 일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8일부터 6일동안 부산 등을 돌며 시도당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 문 의원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석할지 여부가 관심거리로 떠오른다.
발기인대회 직전 열린 의원총회 분위기도 갈등설의 배경이 됐다. 3월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날 의총엔 국회의원 126명 가운데 절반밖에 참여치 않았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신당에 친노종북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고 말했다가 다른 의원들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을 지낸 한상진 교수의 ‘문재인 은퇴’ 발언도 친노계 인사들을 뭉치게하는 구심점으로 평가된다. 한 교수는 언론사 기고문에서 “문재인 전 후보는 정계를 떠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남은 창당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도 강화를 토대로 ‘야성향’이 강한 민주당 내 의원들과의 갈등이 창당 과정은 물론, 창당 이후까지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발기인 대회에서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실을 모두가 고르게 누리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안 의원은 증오와 배제, 지역과 파벌의 정치를 깨야한다며 민주당 내 강경파 의원들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민주당 내에선 벌써부터 비판적 기류가 나타난다. 장하나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발기취지문에는 생태 환경적 가치가 반영되지 않은 것은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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