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국제 밀값 ‘우크라 공포’…한달새 20% 폭등
뉴스종합| 2014-03-27 11:53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국제 밀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정불안과 최대 밀 수출국인 미국의 이상한파가 겹치면서 한 달 새 가격이 20% 폭등했다.

국제 밀 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26일(현지시간) 부셸당 7달러를 돌파했다. 2월 말 이후 현재까지 한 달도 채 안 돼 20%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흑해 곡물 수출국(우크라이나,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미국의 혹한이 밀값 상승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흑해 주변국은 전세계 밀 공급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밀 수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6.2%다. 우크라이나의 정정불안이 밀 수출에 타격을 주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실제로 2010년 러시아가 밀 수출 금지 조치를 취했을 때 국제 밀 가격은 한 달간 60%나 폭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흑해 주변국의 밀 수출과 생산은 차질을 빚고 있지 않지만, 최근 밀값 상승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로 합병된 크림반도의 밀 생산량은 8만t으로, 우크라이나 전체 밀 생산량의 5%에 그쳐 큰 타격을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말께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밀 생산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우크라이나 통화인 흐리브니아화 가치 하락으로 밀 농가의 씨앗과 비료 수입 비용이 늘어나면 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천후로 인한 작황부진도 밀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국제 밀 시장에 가장 큰 위협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아니라 날씨”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우크라이나 남부 지방에 건조한 날씨가 확산되고 있고, 독일과 폴란드를 포함한 동유럽 지역도 가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최대 곡창지대인 남부 캔자스와 오클라호마, 텍사스는 심각한 물부족이 예상된다.

이러한 가운데 기상학자들은 올해 하반기 주요 농산물 생산국에 가뭄을 유발하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점쳐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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