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새정치 광역 예비후보들 냉가슴앓이
뉴스종합| 2014-04-15 08:53
[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이 무공천을 철회한 뒤 6ㆍ4지방선거에 나서는 당내 광역 예비후보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기초선거 예비후보자들은 ‘공천부활’로 실리라도 챙기지만, 광역 예비후보들은 ‘새 정치 퇴색’이라는 악재를 온몸으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선과 본선을 앞두고 당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 속시원하게 속내를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광역 예비후보들이 1차적으로 맞닥뜨린 벽은 그동안 선거에서 강조해온 새 정치라는 구호다. 당이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번복하고 정당공천하기로 결정하면서 새 정치 근간의 상당 부분이 훼손된 마당에 새 정치를 외쳐봤자 유명무실하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당내 논란을 잠재운 결단이라고 밝히면서도 정작 앞으로 선거에서 새 정치를 대체할만한 키워드를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특히 지도부마저 무공천 철회 후 새 정치는 최대한 언급하지 않고 개혁이라는 말로 대신해 광역 예비후보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수도권 한 광역 예비후보는 “새 정치는 포괄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개혁은 사실상 기초선거에 해당돼 광역선거에서 개혁을 쓰기에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당이 무공천 철회를 만회하기 위해 개혁공천에 집중하는 모습도 마뜩잖다. 중앙당이 직접 나서 고강도로 기초선거 후보자를 엄선하겠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기초선거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상대적으로 광역선거에 쏠릴 시선마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남권의 한 광역 예비후보는 “가뜩이나 새누리당 광역선거 준비속도에 밀리고 있는데 당내에서도 기초선거 바람에 밀리는 거 아니냐”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TV토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기지사에 출마한 김진표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어떤 방송사든지 토론회를 편성해주기만 하면 두말 않고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TV토론 기회를 달라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공천 철회 후 당 지지율이 점점 하락하는 것도 웃지 못할 상황이다. 새누리당과 지지율 격차는 2배 수준에 당장 반등요인도 부족해 전적으로 지역민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충청은 원래 새누리당에 지지율이 밀리는 곳이라 도민들이 지역일꾼을 알아서 잘 뽑아주실 것”이라며 애써 당 지지율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

이밖에 민생도 새정치연합 광역 예비후보들에게 불리하다는 평가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공천 회귀에 대한 실망감에 광역선거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초연금으로까지 불이 옮겨가면 새정치연합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광역 예비후보들은 일단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경선, 본선에서 당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입바른 소리를 하기 힘들다는 것. 수도권 한 후보자는 “당에서 아직 별다른 지원이 없는데 괜히 나섰다간 상황만 악화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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