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충북 등 광역단체장…안갯속 판세 세종·강원 당선땐
역대 8%뿐인 재선 성공률 뚫고…지방선거 첫 ‘현역 싹쓸이’
지난 5회 차까지(1995~2010년) 지방선거 동안 현역 광역단체장 출신 후보 전원이 당선된 사례는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객선 침몰사고 여파로 정책이나 공약보다 인지도 등 인물론 중심으로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어 현역 후보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 최초로 모든 현역 후보들이 재선에 성공하는 ‘현역불패’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역대 선거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 5회 지방선거 동안 모든 현역 후보들이 재선에 성공한 경우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다. 1회 지방선거(1995년)에서 충북도지사에 당선됐던 당시 자유민주연합 주병덕 후보는 2회(1998년)에 한나라당으로 소속을 옮겨 재선에 도전했지만, 자유민주연합 이원종 후보에게 패배했다. 무소속으로 1회 제주지사로 당선됐던 신구범 후보도 2회에 역시 무소속으로 나섰지만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우근민 후보에게 무릎을 꿇었다.
3회(2002년)와 4회(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유일하게 대전에서만 현역이 패배했다. 2회 당선자인 자유민주연합 홍선기 후보는 3회에 자민련 소속으로 나섰지만 한나라당 염홍철 후보에게 졌다. 염 후보는 4회 지방선거에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도전했지만 친정인 한나라당의 박성효 후보에게 뒤졌다. 하지만 염 후보는 5회 지방선거(2010년) 자유선진당으로 나와 재선에 도전한 박 후보에게 이기며 설욕에 성공했다. 이처럼 대전은 3~5회 지방선거에서 현역 후보들이 연달아 패배하는 진기록을 낳기도 했다.
5회 때 재선에 실패한 현역 후보로는 이 밖에도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와 한나라당 정우택 충북지사 후보가 있다.
이처럼 현역 전승 사례가 아직 없어 이번 지방선거에 현역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9인의 후보들이 모두 당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순 서울시장ㆍ송영길 인천시장ㆍ이시종 충북지사ㆍ안희정 충남지사ㆍ최문순 강원지사 후보, 새누리당의 김관용 경북지사ㆍ홍준표 경남지사ㆍ유한식 세종시장, 무소속 강운태 광주시장이 모두 승리할 경우 최초이면서 역대 최다 현역 당선자가 나오게 된다. 현역 당선 사례는 2, 3, 5회 때 8명이 최다였다.
현재 판세로는 세종과 강원 등 초박빙 지역의 결과에 따라 현역불패 기록이 판가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머지는 현역 후보들이 우세하거나 경합이지만 우위를 점하고 있어 비교적 재선이 낙관되는 분위기다. 배종찬 리서치 앤 리서치 본부장은 “여객선 침몰사고 후 전체 선거판이 조용한 선거전으로 바뀌면서 도전자들은 정보를 알리기 불리해졌고, 유권자들에게 친숙한 현역 후보들이 그 어느 때 지방선거보다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선에 도전하는 김관용 경북지사의 경우 현재 우세 가도를 달리고 있어 박맹우 전 울산시장, 김진선 전 강원지사, 심대평 전 충남지사, 이의근 전 경북지사, 김혁규 전 경남지사 등에 이어 6번째로 ‘내리 3선’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되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