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인민해방군 홍콩 들이닥칠까…국경절 고비
뉴스종합| 2014-09-30 10:53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홍콩 민주화 시위가 격화되면서 일부 시위대 사이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시내로 들이닥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군의 강경진압으로 25년 전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진 유혈사태가 홍콩에서도 재현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란 최악의 상황도 예측되는 가운데, 내달 1일은 국경절을 맞아 시위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여 이날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홍콩 거리에 인민해방군 전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며 일부 시위대 사이에서 침울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센트럴 점령’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이들 중 한 인사는 “톈안먼(天安門) 광장 사태의 안좋은 기억들 때문에 사람들은 인민해방군(PLA)이 파견될 수 있을 것이라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진압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군을 파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위대의 행동이 더욱 대담해지자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은 시민불복종 행위에 대한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취해 시위대를 당황케했다.

홍콩 경찰은 진압봉을 들고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포하며 저지에 나섰다. 그러나 상황이 지금보다 심각해져 경찰마저 상황 통제가 어려워지면 군이 나설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각에선 홍콩 당국의 시위를 관망하는 ‘부드러운’ 전략과 강경진압 노선 모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추후 중앙정부의 개입도 예상해 볼 수 있게 한다.

현재 홍콩에는 약 6000명의 중국 인민해방군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해방군은 1997년 영국이 홍콩을 반환하며 영국군을 대신해 들어왔다. 인민해방군 홍콩주둔군 본부는 센트럴지구에 위치해있다.

홍콩 헌법 18조에 따르면 중국은 전쟁이나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 홍콩에 중국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군 개입이 여전히 위협으로 남아있다며, 올해 초 한 중국 고위 관계자가 “만약 경찰이 시위대를 통제할 수 없다면 중국이 군을 전개할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 언론은 중앙정부가 홍콩이 ‘불법적인’ 시위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나, 몇몇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여러 전문가들은 내달 중국 건국일인 국경절을 맞아 시위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인 윌리 램은 FT에 “군중의 수가 늘었고 휴일인 10월 1일과 2일에 시위대 참가 인원이 더욱 크게 불어날 것”이라며 “그들은 이제 경찰과 렁 장관을 종이호랑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CNBC방송 역시 국경절에 시위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이외에도 마카오에서도 시위가 계획돼 있으며 해외에서도 민주화를 지지하는 이들의 시위가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경찰의 최루탄 발포에 대해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은 “시위대는 무장도 하지 않은 상태였고 폭력을 사용하려는 의도 역시 전혀 없었다”며 당국의 과잉 대응을 비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홍콩경찰의 공권력 사용이 경관이나 공공재산이 위협받을때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 등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당국이 시위 진압을 위해 발포 계획안을 마련했다는 주장도 제기돼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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