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劉 VS 禹의 입법대결...12 대 12의 싸움
뉴스종합| 2015-02-04 17:38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여야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통해 드러난 입법경쟁 구도는 ‘12대 12’의 싸움으로 압축됐다. 여당은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12개 법안을, 야당은 무상복지 강화 등을 위한 12개 법안 처리에 당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2월 국회 법안심사에 돌입하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로 짜여진 ‘유(劉)-우(禹) 체제’에서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벌어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지난해부터 강조했던 경제활성화법안 30개 중 아직 계류 중인 12개 법안을 최대한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주례회동에 참석해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김무성 대표는 3일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국회는 지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의료법, 관광진흥법 등 경제활성화 중점법안 12개를 아직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정책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듯이, 입법에도 ‘골든 타임(golden time)’이 있다”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하지만 김 대표가 강조한 12개 법안들은 최초 30개 법안 중 쟁점 정도가 심한 법안들이 대부분이다. 원격의료 허용, 보험사의 외국인 환자 유치 허용, 외국어 의료광고 허용 등 의료법 3법과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 관광호텔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등은 수차례야당이 반대했던 법이다. 


이에 야당의 반대를 극복하는 것이 유 원내대표의 제1 과제일 수 있다. 유 원내대표의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인위적 부양책은 돈만 날린다” 등의 발언을 보면 정부의 기존 기조와 각을 달리하고는 있지만, 민생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경제활성화 대책에는 유 원내대표도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어 법안 처리에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소득주도성장,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무상복지 실현 등을 입법정책의 주요 방향으로 삼고 있다. 우 원내대표가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강조한 내용은 “내수는 서민과 중산층의 가처분소득 증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비정규직 ‘장그래’를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 “대선에서 약속한대로 0~5세 무상보육ㆍ교육 등을 실현해야 한다” 등이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보호법,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촉구했지만 이 역시 여당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들 법안은 19대 국회 초반 일찌감치 ‘당론’으로 발의된 당의 전략법안이다. 당 소속 대부분의 의원이 법안에 서명했다. 하지만 4년째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여전히 계류 중이다.

더군다나 유 원내대표는 복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소득주도성장이 경제학자 출신으로 와닿지 않는다”, “무상복지 재검토 전제로 법인세를 논의하겠다”라고 밝혀 입법 과정에서 우 원내대표와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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