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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저격수’…신뢰잃은 시민단체의 위기
뉴스종합| 2015-02-09 10:06
[헤럴드경제=서지혜ㆍ이지웅 기자] “사회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분노를 느낀다. 변명의 여지 없이 잘못한 일이지만 이 사태의 결과가 시민사회에 대한 전체 평가로 남지 않도록 자성해야 한다” (A 시민단체 관계자)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전 대표가 론스타로부터 검은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민단체가 술렁이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 개혁을 주도하며 민주주의를 한층 성숙시켰던 시민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위기론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각종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되고, 단체 임원들이 비판의 대상인 기업이나 정치권과 검은 거래를 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시민단체 운영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설명> 지난 2011년 반값등록금 실현을 주장하며 집회를 벌인 한대련 대학생 및 시민단체 회원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헤럴드경제DB사진]

일부 시민단체 혹은 그 종사자들이 저지른 잇단 불법ㆍ부정행위가 시민단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고 시민들의 ‘외면’으로 귀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민단체 수는 크게 늘어나며 양적으로는 급성장하고 있지만 시민단체의 존립 근거가 되는 도덕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면서 시민들은 시민단체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정부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는 지난해 말 현재 모두 1만2252개로 6년전인 2008년 8175개 보다 49.9%나 증가했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은 몸집이 불어나는 민간단체를 오히려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한 시민단체의 후원금 내역에 따르면 2010년까지 전년 대비 15% 이상씩 늘어나던 후원금이 2011년에는 7.22%, 2012년에는 전년 대비 3.32%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민단체에 몸담으려는 인재들도 줄어들고 있다. 한 단체 관계자는 “인력 채용 공고를 내도 관심을 갖는 청년들이 줄어 직원을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정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표는 “각 단체들이 지향하는 목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자금이 조달되기도 어렵고, 정부 지원도 전혀 없어 활동가를 모집하기도 어렵다”며 “시민단체는 기부나 회비, 후원금 등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한국의 경우 기부 문화가 발달돼지 않아 사회기반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가 시민으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는 것은 그 존재의 이유를 부정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만큼 시민단체의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초심으로 돌아갈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형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활동가를 모집할 때부터 활동가들의 활동수칙, 윤리규범, 책임추궁 방법, 그것을 공개하는 문제 등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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