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김태열 기자의 속시원한 건강] 시어머니와 SNS? “우울증 걸립니다”
라이프| 2015-03-19 08:13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얼마전 한 포털에 재미있는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제목은 ‘SNS시집살이’. 내용은 이렇습니다. 30대 주부인 김모 씨는 어느날 카톡에서 친구신청이 온 것을 발견합니다. 새친구는 다름아닌 ‘시어머니’. 뒤늦게 카톡에 합류하신 시어머님이 친구신청을 하는데 당연히 거절할 수도 없고해서 별생각 없이 친구승락을 했습니다.

하지만 글쓴이의 ‘고생길’은 이때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평소 사진을 시시콜콜 올리는 스타일도 아닌데 어쩌다 사진을 하나 올리면 바로 시어머니의 ‘평가’와 ‘지적’이 들어옵니다. 김 씨에게는 별 쓸모도 없는 ‘펌 사진’과 글을 보냅니다. 최근 둘째아기를 가지려고 노력중인데 자꾸 아기사진을 보내와 민망하기 짝이 없습니다. 간만에 남편이 실력을 발휘해 만든 생일상 차림을 찍어서 올리자 남편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맛있겠다, 예쁘다, 나도 먹고싶다 등의 댓글을 올리는데 시어머니의 반응은 ‘싸아~’합니다. 시어머니는 ‘우리 아들이 고생했네…’라고 올립니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시어머니의 지적질(?)은 그 강도가 점점 세집니다. 남편과 둘이 같이 찍은 사진으로 카톡대문사진으로 올렸더니 바로 “이 사진 너희 둘 별로 잘 나온거 같지 않다”라며 바꾸라고 합니다. 글쓴이는 그렇다고 시어머니를 친구차단을 할수도 없고 가만히 있자니 핸드폰을 열어보기 조차 겁난다고 합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커뮤니케이션 양식은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런 특성이 가장 잘 반영된 것이 SNS(Social Network Service) 이용의 증가인데요. 국내에서는 카카오톡, 라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많이 시용하지만 최근에는 인스타그램 등 수많은 SNS수단이 나와서 도대체 뭐를 써야하는지 헷갈리기까지 합니다.

SNS와 함께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들은 정작 일대일 대면 관계를 통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스마트폰 중독자들은 대인관계를 어려워하거나또한 현실적 관계 속에서 가족 및 주변인들과 소통에 있어서 곤란한 마음을 갖는 경우가 종종 발견됩니다. SNS 외에도 스마트폰 중독자들은 게임 등을 통한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위험에 빠지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 및 영상에 빠져 신호등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길을 건너는 이들은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중독의 부작용으로 거북목 증후군, 수면장애 등이 보고되고 있으며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 또한 심각한 실정입니다. 학계에서는 이미 스마트폰 중독 및 개개인의 스트레스, 불안 및 우울에 대한 대처 성향이나 충동조절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공존질환과 연관성 관련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SNS의 범람은 ‘우울증’ 증가에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5년차 직장인인 박모(29) 씨는 최근 페이스북 활동을 줄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재미로 시작한 SNS를 요즘은 하면 할수록 우울하다고 느껴져서입니다. 박 씨는 “명절 때 해외여행을 어디어디를 가고 결혼 몇주년에 어디를 갓다왔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다라는 주변인의 인증샷 사진을 보면 ‘난 도대체 뭐하면서 사는걸까’라는 자괴감이 든다”고 합니다. 박 씨는 또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호텔 식당, 핸드백, 남편에게 받은 선물 중 어느 것 하나 내가 갖고 있는 게 없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믿었는데 내 삶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하소연합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병원을 찾는 10~20대 환자 10명 중 5명 이상은 ‘SNS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조사를 한 의료기관의 말을 들으니 “불면증이나 폭식증에 시달린다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며 병원을 찾아온 사람들과 상담해 보니 이들의 SNS 사용이 최근 부쩍 늘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 미주리 과학기술대 연구팀이 2012년 대학생 21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SNS에 많은 시간을 쓰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연구팀(페이스북 이용자 300명 대상) 조사에서도 ‘페이스북을 오래 사용할수록 우울감을 느끼기 쉽고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자아가 강하지 않고 우울감을 잘 느끼는 사람들이 SNS에 의존할 확률이 크다고 진단합니다. 정신건강전문의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자라온 10~20대들은 현실과 사이버공간 간 장벽을 거의 못느껴 쉽게 우울감을 느낀다”며 “비교의식이나 열등감이 너무 심해지면 SNS를 탈퇴하는 게 가장 좋고, 어렵다면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대상을 차단하거나 거리 두기를 하는 게 방법이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의 경우는 어떤가요?

kt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