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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고 노래하고…IT기업의 직원소통
뉴스종합| 2015-04-22 11:01

LG유플러스 ‘현장을 부탁해’ 가보니…
직접 주제 맞춘 그림 그린 후 발표등
동료와 쌍방향소통 비전 공유

고객과 만나는 현장직원 목소리담아
최상의 고객서비스 창출 노력 눈길
‘현장에 답있다’ 기업문화도 통해



“지우지 않아도 되요. 좀 빗나가면 어때요. 진심을 다해서 소중한 것을 그려보세요. 마음껏 표현해보는 거예요. 그리고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 써 보세요.”

LG유플러스 MS본부 전주지점 김범수(52) 부장이 강사의 말에 붓을 들고 하얀 도화지 위에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김 부장은 신중했지만 그림을 그리는 내내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 1989년 입사 이후 20년 이상 이 회사에 몸담고 있는 LG맨인 김 부장은 어느덧 안경을 쓰지 않으면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침침해진 눈이 느껴질 때 마다 쏜 화살처럼 빠르게 흘러간 세월을 실감한다고 했다.

◀김범수 LG유플러스 MS본부 부장이‘ 현장을 부탁해’ 프로그램에서 소중한 것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멋진 안경 그림을 그리고 나서 “안경이 없어도 모든 것들을 바로 볼 수 있는 정직한 마음의 눈을 갖고 살자”라는 글을 적고는 “그림을 그려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인데, 이런 시간을 가지니 인생의 소중한 것을 떠올려 볼 수 있게 돼 그림을 그리는 동안 행복했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지난 20일 전주 중화산동에서 열린 LG유플러스의 ‘현장을 부탁해’ 프로그램에는 전주지역 매장의 점장들과 지점을 총괄하는 부장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함께 그림을 그리고 그 의미를 이야기로 풀어냈다. 일터에서 만나는 동료들이 어떤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지를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는 자리였다.

직원들은 아이들의 얼굴, 자신을 위해 처음 구입한 시계, 달력 등 다양한 주제를 선택해 저마다의 사연을 그림으로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나눴다. 참석자들은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함께 웃고 박수치며 동료애를 다졌다.

▲김 부장이 그린 그림.
LG유플러스는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만나는 직원들이야 말로 기업의 최고 고객”이라는 모토로 ‘현장을 부탁해’와 같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강조하는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기치와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현장을 부탁해’는 다양한 비전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체인지 매니지먼트(Change Management)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그림 그리기를 통해 개인의 비전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그려보기도 하고 문인화 체험, 민화 체험 등을 통해 삶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단순히 강사를 초빙하고 자기계발의 기회를 주는 일방향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쌍방향 소통의 장을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현장을 부탁해’ 프로그램을 진행해달라는 각 지점의 요청이 쇄도할 정도다.

이날 ‘현장을 부탁해’ 프로그램이 진행된 전주지점은 영업실적이 전국 3위권 내에 꾸준히 들만큼 실적이 우수한 지점 중 하나다. 박현식 LG유플러스 MS본부 전주지점장은 “고생한다고 음료수를 건네는 고객도 계시지만, 화가 나면 흥분을 이기지 못해 휴대전화를 던지거나 막말을 하시는 고객도 계신다”면서 “그럴때마다 현장 직원들이 받는 상처와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함께 축구를 하거나 개인 취미활동을 통해 해소하고 나누려는 노력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박 지점장은 평소 취미삼아 배웠던 노래를 동료들 앞에서 불렀고 큰 환호를 받았다.

LG유플러스 전주지점 김준석 주임은 “회사의 비전과 나의 미래, 일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다”며 “현장에서 더욱 정진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LG유플러스는 각 지역의 네트워크 본부와 영업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월 2회 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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