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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희 기자의 채널고정] 보여줄 것 많은 ‘프로듀사’, "과장과 리얼 사이" PPL도 풍성
엔터테인먼트| 2015-05-27 06:40
김성진=스타, 러브스토리, PPL이 풍성하다…초반 신선한 시도는 증발? ★★
고승희=‘셀프디스’와 ‘자화자찬’, ‘리얼’과 ‘허구’의 절묘한 조합 ★★★☆
이혜미=예능국판 ‘미생’, 먹고사는 일의 고달픔은 매한가지 ★★★☆
정진영=KBS 홍보 자료. PPL은 적당히. ★★



과장은 적지 않다. “네가 그러고도 PD냐”며 뺨을 후려치는 엔터테인먼트 대표, 심의규정에 어긋나는 자기 의상을 고집하며 고개를 빳빳이 세우는 톱가수, ‘열정페이’로 버티면서도 메인PD를 대놓고 무시하는 막내작가. 특정 캐릭터를 부각하는 드라마적 허구가 가미된 부분이다. 그럴지라도 이만큼 리얼하게 예능국의 세계를 그린 드라마는 없었다. 매니지먼트 산업이 부흥을 이룬 때에 ‘갑질’의 대명사였던 PD들은 인기 연예인 섭외의 높은 문턱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갑도 을도 병도 아닌 ‘정’”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달고다니는 PD들의 적지 않은 하소연이 녹아들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불려가면 지적이 끝나기가 무섭게 “주의하겠습니다”를 연발한다. “반박보단 빠른 인정이 낮은 수위의 징계를 받는 방법”이라는 것이 한 예능PD의 설명이다. 주말 없이 빽빽하게 돌아가는 일상에도 녹화, 편집, 방송을 마친 후 쉬는 날이 주어지면 “페이스북에 밀린 댓글을 단다”거나 “눈 뜨면 하루가 지나간다”는 PD들도 그 와중에 ‘썸’도 타고 ‘연애’도 한다.


‘프로듀사’는 보여줄 게 많은 드라마다. KBS 예능국에서 제작한 최초의 드라마답게 ‘그들의 노하우’가 응집됐다. 드라마의 바탕이 되는 스토리는 예능PD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이다. 그렇다고 일만 하진 않는다. “이 드라마는 ‘겨울연가’”라는 서수민CP의 ‘러브라인’ 강조는 멜로 역시 놓치고 가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매회 에피소드식 구성으로 예능PD들의 삶을 다루면서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로 러브라인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일이든 연애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중심”(표민수 PD)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명과 실제 상황, 현존 프로그램이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KBS 예능국발 ‘지라시’엔 예능PD들의 애환과 자아비판, 자화자찬이 뒤섞인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방송사이기에 시청자들의 비난의 끝에 노상 따라오는 단골멘트가 등장한다. “공영방송 피디가 수신료의 가치를 양다리에 써먹어도 되냐”는 ‘기-승-전-수신료’의 무게, “‘1박2일’이 지난 시즌에 ‘폭망’했죠”라는 자아비판이다. 다만 전 시즌의 부진을 딛고 완벽하게 부활한 ‘1박2일’은 KBS의 살아있는 유산이자 간판 브랜드이기에 드라마 말미 이 프로그램의 성공을 그리며 무서운 자축파티가 될까 두려워질 정도로 ‘자사 PPL(간접광고)’의 풍성한 노력이 돋보인다. 중국 최고의 한류스타로 떠오른 김수현 덕에 외부 PPL도 만만치 않다. 간접광고는 회당 4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충당해주는 일등공신이기에, 아이유는 김수현 출연 광고의 케이크를 천천히 음미한다. 드라마에선 해당 브랜드가 수초간 노출되는 대놓고 촌스러운 간접광고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미 화제인 드라마는 시청률도 나쁘지 않다. 10.1%로 출발한 드라마는 지난 4회 방송분에서 11%(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3회 방송분(10.2%)에선 동시간대 맞붙은 금요일밤 최강자 ‘정글의 법칙’(10.3%)을 바짝 추격했다. KBS 출신으로 “다시 데려올 수 없냐”는 나영석 PD의 ‘삼시세끼’(7.5%)는 여전히 위협 대상이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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