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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신(新)재생에너지로 헤쳐모여!
뉴스종합| 2016-02-11 09:58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에너지 신(新)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주요 그룹들은 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배터리, 태양광 등 각 신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각오다.

11일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에 따르면 오는 2017년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투자규모는 4456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투자액은 역대 최고치였던 2011년(3180억달러)보다 높은 3290억달러로 연평균 13%의 성장률을 이어갈 전망이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파리기후협약과 함께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시장의 무게중심은 기존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빠르게 이동하는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을 내놓았으며, 2030년 신에너지 산업 규모를 100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로 재생에너지에는 태양광, 바이오, 풍력 등이 있고, 신에너지에는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이 있다. 에너지 활용 효율화 기술 등도 신에너지 사업에 포함된다.

이미 삼성과 LG는 배터리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고, SK는 신에너지 분야를 차기 주력사업으로 선정하고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만들었다. 한화는 태양광이 그룹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세계 시장은 물론 국내 산업도 초기 단계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은 2.1%로 독일 12.6%, 미국 6.7%, 일본 5.3% 보다 극히 낮은 수준이다.

삼성SDI는 케미칼 부문을 분할하고 본격적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인 중대형 2차전지에 집중할 계획이다. 2차전지는 친환경자동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인프라 확대로 성장을 이어갈 전망. 삼성SDI는 2020년까지 3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자동차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초일류로 성장시키겠다는 각오다.

LG는 LG화학이 중대형 배터리분야 글로벌 1위 경쟁력을 갖춘 것을 비롯해 태양광 사업에서 LG전자의 태양광 모듈, LG화학의 ESS, LG CNS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의 수직 계열화 구조를 갖추고 있다. LG전자는 5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을 현재 총 연간 1GW(기가와트)에서 2020년 3GW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LG그룹의 포트폴리오가 전기차와 에너지에 집중되면서 수직계열화를 통한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는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을 만들고 이 분야에서 ‘제2의 하이닉스’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반도체는 현재 SK그룹의 캐시카우지만 엔저로 인한 일본의 경쟁력 상승과 중국의 맹추격으로 향후 5년 뒤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타개할 신성장동력이 신에너지 사업으로 신기후체제에 대비한 에너지 신사업 발굴을 SK가 선도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임형규 ICT위원장(부회장), 유정준 SK글로벌성장위원장 겸 SK E&S 사장 등 최고 경영진은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서도 신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의 면담 및 관련 세션 등에 중점적으로 참석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늘리고 경쟁력을 강화한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리튬이온배터리 매출은 1780억원으로, 지난해 증설을 마치고 연간 800MWh(메가와트시), 순수 전기차3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현재 100% 가동중이다.

한화는 태양광 셀 생산 규모 세계 1위(5.2GW)인 한화큐셀의 성장이 그룹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선진국 시장 뿐만 아니라 인도 등 신흥시장까지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한화큐셀은 충북진천과 음성에 셀과 모듈공장을 신설중으로 올 상반기 생산을 앞두고 있다. 태양광은 원료인 폴리실리콘 시장이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태양광 셀, 모듈, 발전 사업은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도 연초부터 신에너지 사업 강화를 적극 강조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신산업 등 청정에너지 중심으로 기존 에너지 연구개발(R&D) 체제 개편을 위해 ‘미션 이노베이션(Mission Innovation) 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산업부 주형환 장관은 지난 4일 30대 그룹 사장단과의 만남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투자를 통해 올해 6조4000억원을 에너지 신산업에 투입해 초기 시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신에너지 산업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국내 대기업들의 경쟁이 이미 치열하다”며 “그간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 신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초기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까지 더해진다면 신시장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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