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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 M&A 늘었다지만 대기업은 줄어…1년새 35% 감소
뉴스종합| 2016-02-28 12:24
[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지난해 대기업들의 기업결합(M&A)이 사례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신 산업 진출을 위한 투자를 꺼려하면서 M&A 사례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8일 발표한 ‘2015년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업결합 건수는 669건으로 전년(571건)보다 17.2% 늘었다. 기업결합 금액은 381조9000억원으로 81.6% 급증했다.

반면 대기업 소속 계열사의 기업결합은 2014년 230건에서 지난해 150건으로 35%나 감소했다. 기업결합 금액도 31조4000억원에서 26조7000억원으로 15% 줄었다. 특히 실질적 M&A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은 단 93건에 불과해 전년(160건)보다 42%나 감소했다.

비계열사와 M&A를 한 사례를 살펴보면 신 산업 진출보다는 기존 사업과 연관된 사업을 인수하기 위한 것이 많았다.

사례별로는 한화그룹의 삼성그룹 석유화학사업 인수,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 인수, 롯데쇼핑의 대우인터내셔널(대우백화점 마산점ㆍ부산센트럴점) 영업양수 등이다.

업종이 다른 회사와의 M&A는 100건에서 47건으로 53% 감소했고, 같은 업종이나 인접 업종 간 M&A는 60건에서 46건으로 14%줄었다. 여기서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이나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합병 등 M&A 금액이 1조원을 넘어가는 대형 기업결합은 주로 대기업의 내부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었다. 공정위는 항공우주, 생명공항 등 첨단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대형 기업결합이 다수 일어나고 있는 미국, 유럽의 동향과 대조된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헤럴드DB]

지난해 기업결합의 양적 증가는 외국기업이 주도했다. 외국기업이 국내 또는 외국기업을 인수해 일어난 기업결합 금액은 325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9.2% 늘었다. 전체 기업결합 금액의 85.3%를 차지한다.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아바고(Avago)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Broadcom)을 인수하고, 다국적 제약사 바이엘이 머크를 인수하는 등 국내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외국기업 간 결합 건수와 금액이 모두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인수한 건수는 전년보다 27.3% 줄었고, 결합금액도 60.8%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2건(400억원)에서 2014년 4건(6000억원), 지난해 10건(1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결합금액이 불과 2년 새 40배 늘어난 것이다.

이 경우 로봇완구 ‘또봇’을 만드는 완구업체 영실업이 홍콩 사모펀드에 인수된 사례처럼 국내 제조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확보하거나 국내 방송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목적의 M&A가 많았다. 중국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 등 1조1000억원 규모의 대형 기업결합도 나왔다. 지난해 국내기업에 의한 M&A 건수(534건)는 18.4%, 금액(56조3000억원)은 47.4% 증가했다.

대기업의 계열사 내 합병은 많아져 결합금액이 대폭 늘었다. M&A 규모가 가장 큰 건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8조9000억원)이었다. 이어 SK C&C의 SK 합병(6조3000억원),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주식취득(6조2000억원), 외환은행의 하나은행 합병(3조3000억원) 순이었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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