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관타나모 출소자, 다시 미국에 총부리 겨눴다” 美 정계 파문
뉴스종합| 2016-06-09 14:04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출소한 이들이 재차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에 참여해 실제 살상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 나와 미국 정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관타나모 출소자 가운데 12명이 미국인에 대한 공격을 하거나 아프가니스탄의 테러 세력에 가담해 6명의 미국인을 살해했다고 복수의 전현직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해당한 이들 중에는 군인 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 활동을 하던 민간인 여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는 ‘테러와의 전쟁의 상징’이자 ‘반인권의 상징’인 관타나모 수용소를 임기 내에 폐쇄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대형 악재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 남아있는 80여 명의 수용자 일부는 제3국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미국 내에 새로 수용소를 지어 수용하려고 준비해 왔다. 이에 공화당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풀려난 수감자들이 다시 중동의 전장으로 가 테러리스트로 활동하면 미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리로 수용소 폐쇄를 반대해 왔다.

관타나모 출소자의 재범 의혹에 미국 의회는 즉각 조사에 착수했지만 상당수 자료가 기밀로 분류돼 있어 쉽게 진척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관타나모 수용소에 대한 자료는 전임인 조지 부시 행정부 때는 물론이고, 오바마 정부에서도 대부분 기밀에 부쳐지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정부가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에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관련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에드워드 로이스 하원 외교 위원장은 “정부는 위험한 테러리스트들을 통제할 수 없는 국가로 풀어주고 있으며 외회를 잘못된 길로 유인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수용자를 이감하는 것을 즉시 멈추고 국민에게 정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9.11 테러가 일어난 이듬해인 2002년 문을 열었고, 현재까지 출소자는 700명에 달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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