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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귀국]결연한 대권의욕, ‘朴정부와 선긋고 文겨냥하고’…약자ㆍ광장ㆍ정치교체 강조
뉴스종합| 2017-01-12 18:46
[인천공항=이태형 기자ㆍ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1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하자마자 첫 기자회견에서 결연한 대권의욕을 보여줬다. 공식적인 출마선언은 없었지만, ‘약자’ ‘광장’ ‘통합’ ‘정치교체’ 등의 말로 사실상의 집권 비전을 제시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인천공항 입국심사대를 통과한 후 입국장에서 수백명의 지지자들과 언론이 집결한 가운데 임시 연단에 섰다.

반 전 총장은 감사 인사와 함께 ‘약자’라는 열쇳말로 입을 뗐다. 반 전 총장은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인류 평화와 약자의 인권 보호, 가난한 나라의 개발, 기후 변화 대처, 양성 평등을 위해 지난 10년간 열심히 노력했다”고 했다. 발언 중간에도 다시 한번 “저는 지난 10년간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가난하고 병들고 악재에 시달려서 신음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과 존엄을 보호하면서 약자를 대변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힘이 없어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사람의 보호자가 됐고 목소리가 없는 사람의 목소리가 돼왔다”고 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안보’와 ‘지도자의 덕목’도 강조했다. “지난 10년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며 “전쟁의 참화를 통해서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고, 또 이런 것이 국민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몸소 터득했다”고 했다. “성공한 나라는 왜 성공했는지, 실패한 나라는 왜 실패했는지 가까이서 지켜봤다”며 “지도자의 실패가 민생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도 제가 손수 보고 느꼈다”고도 했다. “(유엔 재임기간 중)어디를 가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그 사회 지도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가 늘 촉구했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또 10년만에 찾은 조국에 대해 “나라는 갈갈이 찢어지고 경제는 활력을 잃고 사회는 부조리와 부정으로 얼룩져 있다”며 박근혜 정부와 선을 그었다. 이어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겪은 여러가지 경험과 식견을 가지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서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많은 분들이 제게 권력 의지가 있느냐 물어봤다”며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권력 의지가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다시 세계 일류 국가로 만드는 데 노력하는 의지를 말한다면 저는 분명히 제 한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고 그 마음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 광장의 민심이 만들어낸 기적”이라며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반 전 총장에 대해 “(반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정권교체가 아니지 않느냐“고 한 데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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