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사정 당국과 특검 등에 따르면 최순실 씨와 공모해 기업들이 재단법인 미르·재단법인 케이스포츠 등에 출연하도록 압박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으로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업무 수첩에서 이런 정황을 보여주는 기록이 확인됐다.
안 전 수석이 2015년 작성한 수첩에는 ‘한화, 두산→기부, 스위스’라는 메모가 남아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이 전문가 양성 학교나 시스템을 조성한 후 이들 기업이 여기에 출연하거나 기부하도록 하는 방안을 안 전 수석에게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박 대통령과 안 전 수석, 최 씨 등이 권력을 남용하고 이를 두려워한 기업이 재단에 출연하도록 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는데 한화나 두산을 상대로 비슷한 구상을 했을 가능성에 특검은 주목하고 있다.
안 전 수석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 메모와 관련해 스위스에 도제학교라는 전문가 양성 시스템이 있다고 설명하고서 이를 위해 “한화, 두산이 기부를 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수첩에 기재된 내용을 재차 확인하고 있으며 혐의가 확인되면 관련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안 전 수석의 업무 수첩은 2015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작성된 것으로, 모두 17권이며 500쪽을 넘는다. 검찰은 작년 10∼11월 안 전 수석의 주거지와 청와대 압수수색으로 이들 수첩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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