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조기 대선을 앞두고 수도권 민심은 ‘모로 가도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의견이 많았다. 전남 출신이며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46) 씨는 “다른 친척들도 나도 모두 이번엔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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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변호사 유모(34ㆍ여) 씨는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 있는 사람은 절대 안 된다”며 “새누리당,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는 뽑지 않겠다. 특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 자체가 어이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미 야권 후보를 뽑기로 마음을 굳힌 유 씨는 “민주당 경선 과정을 보면서 지지 후보를 정하겠다. 분명한 건 정치 신인이나 지자체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안 되고 검증된 사람이어야 한다”며 “고소득층에 속하지만 진보 성향 정부가 세금을 더 걷어가더라도 제대로만 쓰이면 얼마든지 더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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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농단’의 영향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도 정권 교체를 주장했다. 한국전쟁 실향민인 70대 이모 씨는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만난다고 하는 등 대북 정책 때문에 선뜻 선택하기 어렵다”면서도 “그래도 이번엔 무조건 야당에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경기도 광명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태훈(35) 씨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이번엔 생각을 바꿨다. 강 씨는 “최근 사태를 보면서 박근혜 정권에 배신감을 느꼈다. 똑똑하고 검증된 야권 후보를 뽑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든 바른정당이든 박 대통령과 가까웠던 후보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서울 안에서도 여전히 보수 진영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보수의 철옹성’ 강남 3구(서초ㆍ강남ㆍ송파)의 한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50대 주부는 “여기는 보수 지지가 절대적이다. 매주 ‘애국 집회’에 나가는 이웃 주민들도 있다”며 “야당은 절대 안 된다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를 지지한다는 말도 못 꺼낸다.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비호감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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