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반기문 불출마, 범여권 충격파…정진석ㆍ나경원ㆍ김무성ㆍ오세훈 ‘근심’
뉴스종합| 2017-02-02 10:26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범여권이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반기문 대망론’에 힘쓰던 새누리당 소속 정진석ㆍ나경원 의원, 바른정당 소속 김무성 의원과 오세훈 최고위원의 정치 행보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이 지난 1일 예상치 못한 ‘깜짝 불출마’를 선언한 뒤 정치권의 시선은 정 의원과 나 의원으로 쏠렸다.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반 전 총장을 돕겠다”며 대선 행보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정 의원은 지난 31일과 1일 당내 충청권 의원 세력을 주도하며 반 전 총장을 향한 지지를 확인하고 이른 시일 내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지난달 12일 반 전 총장이 귀국한 날 서울 동작구 자택 복귀 환영식에 참석한 뒤 꾸준히 반 전 총장을 지원해왔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인해 두 사람의 당내 입지가 한층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꼽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에 대해 “말도 안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미친 짓”이라고 원색적으로 견제했다. 반 전 총장 불출마의 최대 수혜주로 황 권한대행이 꼽히는 만큼 ’황교안 카드‘를 비판해왔던 정 의원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나 의원은 비박계로 꼽히지만 바른정당 합류를 거부하고 반 전 총장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만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사이에서 곤란한 위치에 처했다는 평가다. 나 의원은 반 전 총장이 불출마하자 “안타깝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반 전 총장 개인이나 대한민국의 긴 역사를 볼 때 오히려 더 나은 결정”이라고 했다.


바른정당에서도 근심이 읽힌다. 반 전 총장과 ’빅텐트‘ 연대를 적극 도모해온 김 의원과 반 전 총장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까지 거론된 오 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범보수 연대의 ’킹메이커‘를 자임해온 김 의원의 그림이 어그러진 것이어서 충격파가 클 거란 관측이다.


김 의원과 가까운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2일 오전 tbs 라디오에 출연해 “(김무성 의원이) ‘멘붕(멘탈붕괴)’해서 술을 좀 마셨다”며 “김무성 의원도 대선 출마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한 사람인데 반 전 총장을 위해 대선 출마의 뜻도 접었다”고 우려했다. 김무성 의원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직후 취재진과 만나 “너무 큰 충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오 최고위원의 입장도 난감하다. 대선 불출마 뒤 반 전 총장의 ‘러브콜’을 받고 바른정당 최고위원직을 동시에 맡으며 거취를 고민해온 그다. 겸직을 반대하고 입장을 정리하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당과 반 전 총장 사이 ‘가교’ 역할을 자임하며 입당을 추진해왔다. 오 최고위원은 이날 바른정당 회의에서 “참으로 가슴 아프다. 고백하건대 원래 예정대로라면 오늘이 참석하는 마지막 최고위원회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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