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르포]매출 10% 늘고 추가계약까지…中企 넵코어스와 美방산기업 하니웰의 찰떡궁합 현장 가보니
뉴스종합| 2017-02-07 06:44
[헤럴드경제(대전)=정태일 기자]“내년 12월을 계약종료 시점으로 봤는데 넵코어스의 신속한 사업능력 덕분에 1년이나 앞당겨 사업을 완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넵코어스와 추가 계약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관성항법장치 분야 1위 기업 ‘하니웰 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하니웰)’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인 넵코어스의 대전 본사에서 공동으로 생산하고 있는 관성항법장치인 ‘TALIN<사진>’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세환 넵코어스 방산기술본부 상무가 TALIN 점검을 위한 설비 및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넵코어스]

TALIN은 잠수함, 항공기, 미사일 등에 장착돼 자기의 위치를 감지한 것을 바탕으로 목적지까지 유도하는 장치이다. 관련 기술 전수를 담당하고 있는 미국 방산업체 하니웰의 연간 매출액은 40조원 규모로 전자장비부터 기계장비까지 사업 분야가 폭넓게 걸쳐 있다.

방위산업 분야 미국 대기업인 하니웰과 국내 중소기업 넵코어스 간의 협업은 2015년 방위사업청이 중간에 나서 하니웰과 넵코어스를 이어주면서 시작됐다. 당시 하니웰이 TALIN 설비 및 설치공구, 기술자료 등을 넵코어스가 제공하고 TALIN 제조 후 하니웰에 납품하는 형태의 공동 생산 라이선스 계약이 체결됐다.
하니웰이 기술을 전수하고 넵코어스가 제작하는 관성항법장치 TALIN은 최종적으로 한화테크윈의 K-9 자주포에 탑재된다.[사진제공=한화테크윈]

이로써 넵코어스가 TALIN을 만들어 하니웰에 공급하면 하니웰이 미국에서 최종 완제품을 조립해 마지막으로 한화테크윈의 K-9 및 K-55A1에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이 진행된다. 하니웰 기술지원으로 넵코어스는 당사 최초로 수출 물꼬를 트는 데 성공했다.

실제 이번에 방문한 넵코어스 대전 본사 사업장에는 하니웰에서 들여온 각종 시험 장비들이 진열돼 있었다. 관성항법장치는 회전운동을 측정하는 자이로와 직선운동을 측정하는 가속도계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자세와 운동강도 미세한 차이만 갖고도 측정값이 달라진다. 특히 TALIN처럼 고정밀 관성항법장치일수록 자세정보을 얼마나 촘촘히 측정하는가에 따라 정교함이 좌우된다.

이에 넵코어스에서는 각종 자세정보는 물론 진동ㆍ기온ㆍ습도 등의 변수에도 TALIN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하는 환경을 구축했다. 김세환<사진> 넵코어스 방산기술본부 상무는 “하니웰이 주요 장비 및 기술을 전수해주고 넵코어스가 이를 테스트할 수 있는 시설을 세우면서 TALIN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존 넵코어스의 중저정밀 항법장치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니웰의 기술이 적용되면서 TALIN에 들어가는 메인칩 제작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 역시 하니웰의 깐깐한 사전검사 방식 아래 품질 합격점을 받은 부품만 상품화되도록 관리됐다. 백준수 하니웰 아시아태평양 국방우주 담당 차장은 “넵코어스가 적극적으로 시설투자를 단행하고 당사 규정을 성실히 준수하면서 성과를 눈앞에 두게 됐다”며 “넵코어스보다 2년 먼저 생산에 들어간 인도 현장보다 한국 생산현장이 더욱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넵코어스는 다음달 5대의 TALIN을 납품할 예정이라 창사 이래 첫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5월이면 25대가 추가로 공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넵코어스는 하니웰과의 공동생산으로 10~15% 매출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넵코어스의 매출액은 3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른 추가 고용도 예상된다. 이미 TALIN 생산을 위해 넵코어스는 인력을 16명 충원한 상태다.

기술이전을 한 하니웰도 넵코어스와의 협업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전망하고 있다. 백 차장은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포병 부문에서 큰 시장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에 우수한 파트너를 확보했고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원가절감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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