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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트럼프들’ 전세계 선거 열풍…“2년뒤가 위험하다”
뉴스종합| 2017-05-15 10:19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전세계 선거에서 ‘미니 트럼프들(Mini-Trumps)’이 앞다퉈 출마해 득세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각국의 민주주의 체제하에 고전하고 있는 경제나 테러문제 등을 해결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이 시대의 ‘스트롱맨(strongmen)’이 귀환했다. 최근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의 패배는 일부 국가에서 불고있는 극우 바람을 일단 저지했지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과 유사한 그녀의 리더십 스타일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왼쪽)과 마린 르펜 프랑스 대선후보. [사진=EPA연합]

최근 불고있는 국수주의, 민족주의를 기반으로한 각국의 리더십은 기존 스트롱맨과는 다소 다른 개념이다. 블룸버그는 “과거의 스트롱맨은 스탈린과 같은 진정한 독재자들로, 비민주적인 수단으로 권위주의적 통치를 해왔다”며 “그러나 오늘날의 스트롱맨은 선거에서 이긴 뒤에 권력을 조절하는 민주적인 어떤 기준이나 틀을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즉,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대통령직에 오른 뒤 민주주의 체제를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다.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 강화를 위한 헌법 개정을 놓고 국민투표를 시행해 결국 승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통령의 권한인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FBI 국장의 해임, 트위터에 분노의 메시지를 쏟아내는 등의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있다.

또 최근 스트롱맨으로 여성 지도자도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르펜이 여성 스트롱맨의 잠재적 인물이라며 만일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녀가 2022년 대선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 트럼프들이 향후 2년 내 거의 모든 대륙에서 고위직 선거에 나서 득세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향후 2년간 각국에서 미니 트럼프들이 승리한다면 전세계 민주주의가 벼랑끝에서 저물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스차 몬크(Yascha Mounk) 하버드대 교수는 “많은 국가들의 젊은이들이 점점 더 민주적인 통치에 불만을 갖게되고 권위주의를 고려하게 됐다”며 “민주주의가 소득 정체를 해결하지 못하고 안정적이었던 정당구도가 무너지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확장됐다”고 전했다. 이를 기반으로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이 트럼프식 포퓰리즘 전략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다는 것이다.

향후 2년 내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헝가리 등의 다수 국가에서 강경한 트럼프 스타일의 후보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르비아나 마케도니아 등에서는 스트롱맨들이 선거에 승리했다. 때로 선거법을 바꿔서 임기를 연장하는 비민주적인 행태도 늘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19년 대선에 미니 트럼프형 대통령 후보 2명이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재자 수하르토의 사위인 프라보오는 인도네시아의 경제 및 안보문제를 우선시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명은 트럼프의 사업 파트너인 억만장자가 출마를 예고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정치적 파장은 전세계 민주주의가 큰 어려움에 처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1920년~30년대, 60년~70년대 이후 세번째 몰아친 민주주의 퇴보의 물결”이라고 설명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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