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LNG선 엔진 변천사
뉴스종합| 2017-08-20 08:00
[헤럴드경제] 최근 조선해운업계에선 천연가스 추진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게 되면 벙커C 유(油)로 선박용 디젤엔진을 구동할 때보다 오염물질 배출량이 줄어들고, 연료비가 적게 들기 때문이다.

만디젤(MAN D&T), 바칠라(Wartsila)와 같은 엔진 제작업체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고효율의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엔진 시스템에 대한 해운사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새 엔진을 적용한 선박을 수주하기 위해 조선 회사들도 기술 개발과 마케팅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LNG선 화물창 내부, 출처=삼성중공업 블로그]

그런데 사실 LNG선은 처음부터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해 왔다. 이는 LNG선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는 기화가스(BOG·Boil Off Gas) 때문이다.

LNG는 천연가스를 영하 163℃로 냉각해 액체상태가 된 것이다. 천연가스를 액화시키면 부피가 약 600분의 1로 줄어들게 됩니다. 기체 상태일 때보다 더 많은 양을 운반할 수 있다.

LNG를 운송하기 위해 LNG선은 배 안에 특수한 화물창을 설치하는데요. 화물창 내부는 영하 163℃의 극저온에도 견딜 수 있는 니켈 합금강 또는 스테인리스강으로 제작된다.

화물창 내부 온도가 올라가면 LNG가 천연가스로 기화되기 때문에 영하 163℃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LNG선 화물창은 외부로부터 열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열재로 둘러싸여 있다.

[사진=BOG를 처리하는 세 가지 방법, 출처=삼성중공업 블로그]

하지만, 외부로부터 열이 유입되는 것을 100% 차단하는 방열시스템은 구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화물창 내부의 LNG는 매일 전체 운송량의 약 0.15%가 기화된다. 기화된 BOG는 화물창에서 빼내야 한다. 그대로 두면 화물창 내부 압력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폭발할 수도 있다. 빼낸 BOG는 선박 연료로 사용하거나, 액화시켜서 다시 화물창 안으로 돌려보내거나 그마저도 안되면 태워버린다.

LNG선이 처음 등장한 1960년대. 선박 기술자들은 BOG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스팀터빈엔진을 떠올렸다. LNG선에 스팀터빈엔진을 장착하고, BOG를 그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BOG로 보일러의 물을 끓여 발생한 고압의 스팀으로 스팀터빈을 구동하고, 이 회전력으로 프로펠러를 돌린 것이다.

그런데, 스팀터빈엔진은 열효율이 30% 밖에 안 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료 100이 투입된다고 하면, 실제 프로펠러 구동에 쓰이는 에너지는 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고압의 스팀가스에 의한 사고 위험, 과다한 CO2 배출량 등도 문제였다. 이로 인해 오늘날에는 스팀터빈엔진을 장착한 선박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사진=삼성중공업이 건조한 DFDE LNG선, 출처=삼성중공업 블로그]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팀터빈엔진은 BOG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처음 LNG선에 장착된 1964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40여년간 LNG선의 메인 엔진으로 군림해 왔다.

고(高)기술 고부가가치 선박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LNG선에 효율이 낮은 외연기관인 스팀터빈엔진이 장착돼 있다는 것은 일종의 모순이었다. 그러던 중 바칠라社가 개발한 DF 엔진을 활용한 ‘DFDE(Dual Fuel Diesel Eletric)’ 시스템이 스팀터빈엔진을 대체할 유력한 후보로 등장했다.

DF(Dual Fuel)엔진은 열효율이 우수한 내연기관으로 천연가스와 디젤오일을 모두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이다. BOG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DFDE는 BOG로 DF엔진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 뒤, 이 전기로 프로펠러와 연결된 모터를 돌려 선박을 구동하는 방식이다. DF엔진은 발전용 엔진인 셈이다.

DFDE의 열효율은 약 41~43% 수준이다. 스팀터빈엔진에 비해 엔진 효율이 30% 이상 높은 셈이다. 이는 연간 수백만 달러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DFDE는 고온고압의 스팀을 사용하는 스팀터빈엔진에 비해 안전성이 탁월하고, 운항시 발생하는 산화탄소화합물(COx)를 획기적으로 줄인 친환경 시스템이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DFDE는 2000년대 중반부터 스팀터빈엔진을 몰아내고 LNG선의 새로운 추진시스템으로 채택되었으며, 최근까지도 LNG선 추진시스템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참고로, DFDE 시스템을 적용한 이른바 ‘전기추진 LNG선’은 삼성중공업이 2001년 12월에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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