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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신대란]화재 원인 오리무중…국과수 정밀감식서 밝혀질까
뉴스종합| 2018-11-26 10:42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근처 도로변에는 임시 긴급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발화 지점ㆍ원인 등 현장조사
-광케이블 긴급 복구 작업 마무리 단계
-경찰 “수사 여부 등 거론할 단계 아냐”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26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에선 통신구 화재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한 2차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이날 감식에는 경찰, 소방, 한국전력,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관계기관이 참여했으며 각종 장비와 기법을 동원해 정확한 발화지점과 원인, 책임 소재 등을 따지는 정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전날 1차 감식에서는 경찰과 소방, KT, 한국전력 등 4개 기관이 오전 10시30분부터 4시간 가량 현장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등 전반적인 피해 상황을 살폈다. 1차 감식 결과 지하 1층 통신구 약 79m가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 통신구의 길이가 총 150m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불에 탄 것이다.

현재까지 화재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서는 통신실 내 전기 과부하 가능성 등도 거론되지만 아직 밝혀진 내용은 없다. 그러나 이번 화재는 지사 내 허술한 소방 장비로 인해 피해가 커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KT 아현지사는 통신설비가 밀집된 집중 국사로, 지하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8000회선, 광케이블 220조(전선 세트)가 설치돼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소화기만 비치돼 있었을 뿐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법에도 허점이 있었다. 현행 소방법은 전력이나 통신사업용 지하구가 500m 이상인 경우에만 스프링클러 등 연소방지설비와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아현지사 지하구는 500m미만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방지설비 설치 의무가 자체가 없다. 

이날 합동 감식 종료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밀조사가 진행되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재 원인에 대한 경찰 수사 여부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사 여부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근처 도로변에는 임시 긴급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한편 이날 오전 KT아현지사 근처 도로에는 광케이블을 긴급 복구하는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KT본사와 협력업체 등 200여명의 직원들은 불에 탄 광케이블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케이블을 연결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도로변에는 광케이블을 운반하기 위해 사용한 노란색 케이블 드럼 수십 개가 놓여있었다. 임시복구 작업은 마무리 단계지만 타버린 지하 회선과 장비들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작업은 일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임시로 남아있는 케이블을 연결하는 우회적인 방식으로임시 복구를 진행한 것이고 이제는 타버린 광케이블을 새 것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남아있다”며 “일주일은 넘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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