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코스타리카 여성 과학자-쌍둥이 전산박사…KAIST 학위수여식 과학기술인재 2705명 배출
뉴스종합| 2019-02-14 09:33
- 코스타리카 유학생 마리아씨 ‘김치 타이머’ 개발, 석사 우수 논문상 수상
- 전산학부 쌍둥이 박사 형제와 건설및환경공학부 석사 부부도 나란히 졸업

산업디자인학과 화제의 졸업생 마리아씨.[제공=KAIST]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5일 대전 본원 류근철 스포츠컴플렉스에서 ‘2019년도 KAIST 학위수여식’을 개최한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박사 654명, 석사 1255명, 학사 796명 등 2705명이 학위를 받는다. 이로써 KAIST는 지난 1971년 설립 이래 박사 1만3천29명을 포함해 석사 3만2천783명, 학사 1만8천18명 등 총 6만3천830명의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배출하게 된다.

학사과정 수석 졸업의 영광은 김도운(23세, 항공우주공학과)씨가 차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는다. 이밖에 이사장상 이세린(23세, 신소재공학과)씨, 총장상 김희주(23세, 물리학과)씨, 동문회장상과 발전재단이사장상은 각각 박현성(23세, 전기및전자공학부)씨와 이경훈(24세, 수리과학과)씨가 수상한다.

이번 졸업생들 중 산업디자인학과 코스타리카 출신 마리아 호세 레예스 카스트로씨는 ‘초보자를 위한 김치 모니터링 도구’를 제작해 석사 우수 논문상을 받는다.

마리아씨가 ‘김치 타이머’라고 이름 붙인 도구의 핵심은 모바일 앱과 스마트 센서를 이용해 김치의 숙성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김치의 숙성 정도는 수소이온농도(ph)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갓 담근 김치통 속에 스마트 센서를 넣고 모바일 앱을 연결한 뒤 ph 변화를 관찰해 숙성에 필요한 기간을 예측하는 원리다.

사용자가 입맛에 따라 원하는 숙성 정도나 염분 농도를 사전에 설정해두면 모바일 앱은 김치가 가장 맛있게 익는 시점을 날짜와 시간 단위로 예고해준다.

마리아씨는 지난 1월 첨단 농업 분야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생물학 관련 연구를 통해 인터렉션 디자인 분야에 지속적으로 매진할 계획이다.

마리아씨는 “세상과 시대를 바꾸는 첨단 기술만큼이나 생활에 편리함을 더해줄 실용적인 연구도 중요하다”면서 “전문 지식을 활용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들을 만드는 시민과학 분야에 열중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건설및환경공학과 석사 부부. 남편 정영균씨와 부인 한가영씨.[제공=KAIST]

건설및환경공학과에서도 석사 부부가 함께 학위복을 입는다.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에서 만나 2016년과 2017년에 차례로 KAIST에 입학한 정영균ㆍ한가영 부부다.

남편 영균씨는 개발도상국의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질 분야의 연구를 희망해 물환경에너지공학 연구실에 진학했고, 아내 가영씨는 구조 공학 분야 중 교량에 관심이 많아 교량에 IC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구조 시스템 연구실에 합격해 대학원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 1월 결혼한 부부는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며 학위 이수 과정에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영균 씨는 나노 물질을 이용한 세라믹 나노 분리막의 공극 크기 조절 기술을 연구해 해외 학술지에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하고 한 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가영씨는 연구실 선배와 함께 열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구조물의 결함을 검사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LNG 선박의 가스 누출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이 기술은 십초 내외로 결함의 유무를 파악할 수 있어 오랜 시간 수작업으로 결함 여부를 확인해오던 기존의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두 사람은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로 “개발도상국의 인프라와 관련된 정책이나 기술에 기여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건설학부 쌍둥이 박사 형제. 동생 김동규(왼쪽)씨와 형 김형규씨.[제공=KAIST]

전산학부에서는 쌍둥이 형제가 나란히 박사 학위를 받는다. 임베디드 컴퓨팅 연구실에서 컴퓨터 구조의 일부인 디램(DRAM) 및 엠램(MRAM) 등의 메모리 구조를 연구한 형 김형규씨와 멀티미디어 컴퓨팅 연구실에서 영상 보호 및 보안 기술을 연구한 동생 김동규씨다.

학부를 제외하고 초ㆍ중ㆍ고·대학원을 함께 다닌 형제는 박사 과정에서 동일한 전공을 선택한 만큼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함께 했다. 두 사람은 졸업 후 삼성전자에 함께 입사한다. 형 형규씨는 엠램(MRAM) 연구를 이어가고 동생 동규씨는 영상 압축기술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신성철 총장은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선봉장이 되어줄 것, 도전과 창의와 배려의 ‘C³’ 정신을 발휘해 줄 것, 대한민국의 국격을 세계에 제고해줄 것”등의 세 가지 당부를 전하고 “인류사회에 이름과 눈부신 업적과 교훈을 남기는 것이 KAIST 졸업생들에게 국가가 부여한 시대적 책무”라고 격려할 예정이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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