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미국 北 제재 주의보’ 올라온 한국 유조선, 기름 16만톤 싣고 나가
뉴스종합| 2019-04-03 15:29
-가짜 신고서 내고 석유제품 운반…대북 제재 ‘구멍’
-정작 해수부는 “증거 없다”며 출항보류 해제
-“대북 제재 구멍 나지 않도록 엄격히 감시해야”


선박 대 선박 이전 방식으로 북한 선박에 정제유를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부산항에 억류 중인 한국 국적 선박.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최근 미국 재무부의 북한 제재 주의보에 오른 우리나라 선적의 유조선 ‘루니스’ 호가 지난 2017년부터 27차례에 걸쳐 국내에서 정유 제품 16만5400톤을 싣고 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루니스호는 지난 2017년 1월 이후 현재까지 총 27차례에 걸쳐 여천과 울산에서 총 16만5400톤의 정유 제품을 반출했다. 해당 선박은 지난해부터 북한의 정제유 불법 환적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었지만, 정부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루니스호는 지난해 4월에도 국내에서 정유제품을 싣고 차항지를 ‘싱가포르’로 신고한 뒤 여천항을 나섰지만, 실제로는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 2주 동안 머물렀다가 다시 울산항으로 입항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후에도 루니스호는 동중국해 공해와 타이완 앞바다 등에 수차례 머물렀다.

한국과 미국은 주요 환적지로 지목된 장소를 드나든 루니스호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해 추적 중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9월에는 북한과 관련된 중국 선박에 유류를 공급했다는 혐의로 출항보류 조치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해양수산부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출항보류 조치를 해제했다.

앞서 석유제품을 몰래 북한에 넘긴 혐의를 받아 출항금지 조치를 받은 우리나라 유조선 ‘파이오니어호’는 현재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상황이고, 파나마 국적 선박 ‘K호’도 같은 혐의로 출항보류 조치를 받았다.

유 의원은 “밝혀지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북한산 석탄의 반입이나 국내산 정유제품의 공해상 환적 등과 같은 대북 제재 위반 또는 위반 의심 행위가 얼마나 횡행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우리나라에서부터 대북 제재의 구멍이 나지 않도록 더욱 엄격히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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