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폐기 글리세롤 활용 수소 생산...특수용기 없이 액상 저장·운송
뉴스종합| 2019-04-11 11:41
한국화학硏, 수소 액체물질·촉매제조기술 개발

김형주 한국화학연구원 박사가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촉매를 테스트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수소연료를 대용량으로 생산하고 저장ㆍ운송할 수 있는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수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저장과 운송이 편리해야만 한다. 기존 수소 저장운송 기술로는 초고압으로 압축하거나 액화를 하는 기술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운반 과정에서 폭발 위험이 있고, 고가의 특수 장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탄소자원화연구소 박지훈 박사 연구팀은 한양대, 포항공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LOHC)의 액체물질 및 촉매 제조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LOHC는 탱크와 같은 특수용기 없이 액체물질을 저장용기로 활용하는 수소 저장ㆍ운송 기술이다.

현재 LOHC 기술은 독일과 일본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도 LOHC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LOHC의 핵심 기술인 수소 저장용 액체물질 MBP와 MBP에 수소를 넣고 빼내는데 쓰이는 촉매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소 저장용기인 MBP에 수소를 저장하거나 꺼낼 때 사용하는 촉매 제조기술도 개발했다. 연구진은 수소를 MBP에 저장할 때엔 루테늄 촉매를 썼고, 역으로 MBP에서 수소를 제거할 땐 팔라듐 촉매를 적용했다.

박지훈 박사는 “전 세계에서 몇몇 연구팀만 보유한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했다”면서 “수소 사회 진입의 걸림돌인 수소 저장ㆍ운송 기술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연구팀은 현재 상용화까지 가능한 대량 생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파일럿 규모의 수소 저장체 제조 공정 및 수소 저장ㆍ공급 시스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화학연 김형주 박사팀은 바이오디젤 생산과정의 부산물인 ‘글리세롤’로부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촉매 설계기술도 개발했다.

그동안 바이오디젤 부산물로 버려지던 글리세롤을 활용,각광받는 수소연료와 식품가공·첨가, 정밀기계 세정, 의약품 등에 널리 쓰이는 유기산을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글리세롤을 수소와 유기산으로 만들기 위해선 전기화학적 산화반응 기술을 활용한다. 전기를 주입해 화학적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해 같은 반응기에서 수소와 유기산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백금이 촉매로 쓰인다. 하지만 백금은 매장량이 적고 가격이 비싸서 백금 촉매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연구진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3차원 구조의 탄소지지체를 만들었다. 탄소물질을 입체 골격의 제올라이트 틀에서 성장시킨 후 제올라이트 틀만 제거해 3차원 탄소지지체를 만든 것이다. 그 결과 기존 탄소지지체보다 표면적이 10배나 넓어졌다.

김형주 박사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또 다른 세계 최고 수준의 촉매 및 반응기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nbg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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