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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특허의 88%·중소기업 특허의 96%는 해외특허 포기
뉴스종합| 2019-04-15 15:49
-특허청, 국내기업의 해외특허 현황 조사결과 발표


[헤럴드경제(대전)=이권형 기자] 우리나라 출원인들이 지난 2015년 국내에 신규출원한 발명 가운데 11.7%만 외국에 출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는 해외 현지에 출원하지 않으면 그 나라에서 전혀 보호받을 수 없다. 국내출원의 88.3%는 해외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특허청(청장 박원주)은 1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우리 기업과 대학ㆍ공공연 등 주요 출원인의 최근 5년간(2011~2015) 해외특허 확보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출원주체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해외출원율은 36.8%인 반면, 연구기관은 12.3%, 대학은 4.5%, 중소기업은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국내에 3만 5893건을 신규출원하고 이 가운데 1만 3216건을 해외에 출원한 반면,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많은 4만 4258건을 국내에 신규출원했지만 이 가운데 해외에 출원한 것은 대기업보다 훨씬 적은 1900건에 불과했다.

전반적인 추세를 살펴보면, 대기업은 2011년 1023건에서 2015년 1만3216건으로 해외출원이 늘어나는 반면, 연구기관은 2012년 1480건에서 2015년 929건으로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품별로는, 우리나라 수출품목 1위인 전기ㆍ전자제품 분야의 해외출원율은 18.6%인 반면, 수출 2위 수송장비는 9.6%, 3위 기계류ㆍ정밀기기는 11.9%, 4위 화공품은 10.0%, 5위 철강제품은 4.6%, 6위 원료 등은 6.0%에 불과해 제품별로 편차(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가 심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등 기존 시장 중심으로만 출원하고, 신남방 국가 등 새로운 수출시장에 진출키 위한 특허준비에는 소홀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우리나라 출원인은 미국, 중국 중심으로 평균 1.9개국에만 해외출원을 했으며 특히 대학과 연구기관은 각각 1.4개국, 1.2개국에만 출원해 미국 이외 국가에는 거의 출원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출원의 미국 편중현상은 주요 수출경쟁국 중 우리나라가 52.9%로 가장 심하고, 중국 51.7%, 일본 43.3%, 독일 30.7%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인도, 베트남 등 7개 주요 신흥국에 대한 해외출원 비중은 우리나라가 5.6%로 가장 낮고, 미국은 16.6%로 주요 수출경쟁국 중 가장 높았다.

또한 불확실한 신시장에서의 특허출원에 유리한 PCT(Patent Cooperation Treaty) 국제출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CT 국제출원은 일단 저렴하게 출원하고 30개월 안에 외국 현지출원 여부를 결정해도 되는 장점이 있어 보통 여러 국가에 출원을 준비하는 경우 많이 활용된다. 해외출원시 PCT 국제출원을 활용하는 비율을 보면 대기업 25.3%, 중소기업 63.9%, 대학 53.8%로 조사됐다.

하지만, PCT 국제출원을 한 특허 중에서 중소기업 55.3%, 대학 61.3%의 특허는 개별국 현지출원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이 출원 초기부터 해외출원 대상국가를 미국, 중국 등 대형 수출시장 중심으로 한정하는데 반해, 중소기업과 대학은 비용부족 등의 이유로 해외출원 대상국가를 30개월 동안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풀이다.

특허청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올해 6월까지 ‘해외특허 경쟁력 강화 종합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먼저 주요기업의 특허 책임자로부터 해외출원을 가로막는 애로사항을 특허청장이 직접 청취키 위한 간담회(4월 16일)를 시작으로, 전문가 인터뷰 등 현장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그간 해외특허 확보가 미진한 원인을 기업들과 함께 고민하고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출원인 유형이나 국가별 시장의 특성에 맞는 지원체계를 구축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저가제품을 수출하며 성장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우리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서 세계 수준의 특허기술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출해야 한다”며 “우리 중소기업들이 특허로 보호받으면서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기업과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 

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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