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정시확대 후폭풍] “수능이 공정해” vs “입시학원만 커질 것” 학생 반응 극과극
뉴스종합| 2019-10-29 09:31
15일 오전 강원 춘천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전국연합학력평가 응시를 준비하는 가운데 벽에 수능 D-30일을 알리는 달력이 붙어 있다. 이번 시험은 대입 수능을 한달여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학력평가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비율 상향 조정 발언 이후 일선 중·고등학생들의 반응이 두갈래로 나뉘고 있다. 정시 확대를 찬성하는 학생들은 수능 시험이 수시모집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옹호했다. 반면 수능시험으로 인해 과거 한국 교육의 문제로 제시됐던 ‘주입식 교육’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수능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확대 발언을 꺼낸 이후 일선 학생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정시 확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이제는 내신 말고 수능 준비해야하는 것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수능과 수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수능’을 택하겠다는 학생들이 다소 많았다. 수능시험은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고 ‘공정’이란 가치에도 부합한다고 학생들은 꼽았다.

서울 양천구 목동고등학교 1학년 이모(17) 양은 “현 수시에 필요한 각종 활동들을 학생 혼자 준비한다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며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을 해서는 자기소개서에 넣을만한 내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마나 수능이 학생 개인의 실력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능으로 돌아가면 공교육이 붕괴될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학교도 생활기록부에 한줄 더 넣기 위한 전쟁터 같다”고 꼬집었다.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 2학년 김모(18) 군은 “수능으로 사교육 시장이 부활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현재 수시를 위한 입시 컨설팅 학원도 굉장히 많다”며 “한국에서 명문대 졸업장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이상 수시든 정시든 사교육 시장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래도 혼자서 대비가 가능한 수능이 더 공정하다”고 말했다.

반면 입시정책이 자꾸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부정론도 나왔다. 이제 겨우 수시 모집이 자리를 잡았는데 다시 정시가 확대된다면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주장이다. 영등포구 당산중학교 3학년 정모(15) 양은 “수시와 정시 어떤 시험을 볼 것인가에 따라 고등학교 3년은 물론 중학교 생활을 어떻게 해야할 지가 결정난다”며 “만약 정시가 확대된다면 그동안 손놓고 있었던 수학공부부터 다시 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수능 시험을 대비하기 어려워 입시학원을 찾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여의도고 1학년 박모(17)군은 “솔직히 정시에 올인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업을 안듣는다”며 “학교 수업만 잘 들어서 수능이 대비가 된다면 모를까 대부분 인터넷 강의나 과외 등을 찾게 될 것이고 결국 돈 없는 학생들만 불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여론은 ‘수능 정시확대비율’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더 높은 상황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수능 성적을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 전형 확대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63.3%였다. ‘반대한다’는 22.3%였고 ‘모름·무응답’은 14.4%였다. 연령별로는 30대(72.7% vs 17.1%)와 40대(70.8% vs 21.1%), 50대(66.9% vs 17.2%), 20대(62.8% vs 26.9%), 60세 이상(49.4% vs 27.2%)에서 높았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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