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강남 유명 영어학원 ‘폐업’…코로나發 학원 줄폐업 현실화되나
뉴스종합| 2020-03-05 10:31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임시 휴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의 한 영어학원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폐업했다. 코로나 사태로 전국 모든 학교의 개학이 23일로 연기되면서 재정난이 불가피한 학원들의 폐업이 잇따를지 주목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소재한 A영어학원은 지난 4일 학부모들에게 폐업을 결정했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학원 측은 24년 간 주니어 영어교육을 담당해왔지만 그 동안의 누적된 경영 악화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어려움으로 폐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학원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2~3주간 휴업을 했는데, 휴업 기간이 계속 늘어나면서 도저히 재정난을 견디기 어려워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A학원의 갑작스런 폐업 발표에 학부모들은 한마디로 ‘충격’이라는 반응이다. 이 학원은 방배동 일대에서 인지도 있는 영어유치원이자 영어학원으로 인기가 매우 높은 곳이기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코로나때문에 학원에 보내기도 불안한데, 막상 폐원한다고 하니 학원들 사정도 이해가 간다”며 “안그래도 불안하고 어수선한데, 당장 다른 학원을 알아봐야 하나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꽤 인지도가 있는 학원이 폐업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며 “코로나 사태로 괜찮은 사설학원들이 문을 닫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전국 모든 유·초·중·고의 개학을 23일로 연기하면서, 학원에 휴원을 강력히 권고하고 나섰지만 실제 휴원에 나선 곳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4일 기준 서울 소재 학원 및 교습소의 휴원률은 32.63%로 나타났다. 전체 2만5240곳의 학원 및 교습소 가운데 8236곳만 4일 휴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학원들이 휴업에 동참하지 않는 이유는 임대료와 강사 인건비 등 재정 부담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학원총연합회는 “학원 교육자의 생계를 위해 국세청 신고 금액을 기준으로 월 손실금의 절반을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연합회는 “학원들은 정부 권고에 따라 학원 방역과 마스크 등 방역물품 구비에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며 “휴원이 장기화되면 이탈한 학생이 재등록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며 강력한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더욱이 학원을 통한 코로나 확진자 사례도 늘고 있어 재정난 때문에 휴원하지 않는 학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에서는 양정동의 한 영어전문학원 신입강사인 부산의 36번째 확진자(28)를 시작으로 이 학원의 원장(27)과 이 학원에 다니던 고등학생 2명, 연이어 5일에는 학원에서 상담을 했던 학부모까지 총 5명이 학원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됐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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