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중고생 학교·학원·방문학습 발묶여…
교육업체들 비대면 화상학습 서비스 출시
학습지 숙제도 앱으로 ‘검사·맞춤 피드백’
학교 진도에 맞춰 홈스쿨링 특별프로그램
입시학원은 수험생 강의영상 무료제공
#. 서울 서초구에 사는 학부모 최 모(41)씨는 올해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지만, 개학이 3주나 연기되면서 하루하루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구의 한 학습지 교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학습지 수업을 연기했고, 학원도 일제히 휴원하면서 하루종일 별다른 일정이 없는 아들과 어떻게 지내야할지 고민이다. 가정학습을 하려고 해도 일정한 스케줄이 없어 흐지부지 지내는 날이 많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전국 모든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이 23일로 연기되면서, 교육업계가 ‘비대면 서비스’ 확대에 적극 나섰다. 사상 처음으로 전국 모든 학교의 개학이 3주나 연기되면서 학습공백이 발생하자 최 씨처럼 학교, 학원, 학습지 등이 ‘올스톱’되면서 이탈하려는 고객이 생겨나고 있기때문이다. 이에 교육업체들은 신규 서비스 출시를 앞당기는 한편,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앱 출시·화상수업 확대=9살 딸이 재능교육의 학습지 수업을 받던 학부모 이 모씨는 코로나19로 2월부터 한달 이상 밀린 학습지 수업을 나중에 어떻게 보강을 해야 하나 고민 끝에 수업을 중단하려했다. 하지만 실시간 비대면 학습상담 앱이 출시됐다고 해 수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재능교육은 최근 비대면 상황에서도 학습지가 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근 실시간 비대면 학습상담에 활용할 수 있는 앱 ‘재능이랑’을 출시했다. 이 씨처럼 밀린 학습지가 고민되는 이들을 위해 개학 이전에 학습한 교재 페이지를 촬영해 선생님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받고, 실시간 채팅 상담을 통해 교재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고 신학기를 충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기존에 개발중이던 ‘재능이랑’ 앱의 출시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대교의 학습지 브랜드 ‘눈높이’는 아예 화상수업이 가능한 ‘눈높이 365 온라인 학습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다. 학생들은 웹캠과 PCP, 태블릿PC, 노트북 중 하나만 준비하면 눈높이 교사의 수업 초대 메일 링크를 통해 서비스에 접속해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모바일을 통해서도 수업이 가능하다.
대교 눈높이 관계자는 “교사 방문으로 이뤄지던 오프라인 수업이 온라인으로도 가능하게 된 것”이라며 “초·중·고교 개학 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학습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화상 서비스에 대한 회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교원구몬의 스마트 학습지 ‘스마트구몬’은 올 2월부터 비대면 화상 관리서비스인 ‘스마트 클래스’를 전 회원 대상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올 1월 기준 기존 전체 스마트구몬 회원의 6.3%가 이용하던 스마트 클래스 회원수는 2월에 20.8%로 늘어났다.
이 밖에 웅진씽크빅은 기존 학습지 담당교사를 유선 코칭서비스로 연결해 회원들의 홈스쿨링을 돕고 있다. 방문학습 고객은 주1회 방문 학습을 주2회 유선 관리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으며, 모바일 Q&A를 통해 질문을 받고 학습을 돕는다.
▶무료·특별 프로그램 편성도 잇따라=개학 연기로 학교나 학원에 갈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무료 프로그램도 속속 마련됐다. 어린이 전문채널인 대교 어린이TV는 누리과정 및 초등 교육과목에 기반한 특별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해 홈스쿨링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이들의 역사공부를 돕는 ‘히스토리AR’과 ‘주니의 뉴욕 일기’ 등 대교어린이TV 자체 제작 콘텐츠를 비롯해 ‘한자똑똑’, ‘스쿨수학’, ‘눈높이한국사’ 등 눈높이 교육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역사, 수학, 영어,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주제의 교육 프로그램 등 총 46종의 900여편의 특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웅진씽크빅은 유튜브를 통해 초등 학습 콘텐츠를 무료로 공개했다. 기업 공식 유튜브 채널 ‘스마트올TV’를 긴급 개설, 유료 디지털 학습 영상을 3월2일부터 개학일까지 무상 공유한다. 매일 오전 9시 학년별로 학습해야 할 과목의 개념학습 영상이 업데이트 된다. 초등 전 학년 국어, 수학, 사회, 과학, 통합교과뿐만 아니라, 영어, 독서, 고전, 한국사 등 특별 학습 콘텐츠도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아이스크림에듀 역시 이달 20일까지 ‘홈런 온라인 돌봄학교’를 무료로 제공한다. 초·중등 전 학년을 대상으로 주요 과목 콘텐츠와 창의적 체험활동까지 다양하게 제공하며, 매일 4교시까지 구성돼 학교처럼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천재교육은 초등 온라인 학습 서비스 ‘T셀파’를 회원가입 없이 무료로 제공, 교과 수업에 맞춰 매주 수업에 맞는 학습자료를 공개한다. 비상교육의 초등 스마트학습기 ‘와이즈캠프’도 매일 오전 학교 진도에 맞춰 두 과목 학습을 진행한다.
대형 입시학원들도 무료 학습지원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이투스교육은 전국의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내달 19일까지 무료 ‘학습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강남하이퍼학원, 청솔학원, 이투스앤써학원 등 계열 학원 재원생들에게 제공했던 ‘수준별 라이브 클래스’ 강의 영상을 일주일의 시차를 두고 전국의 수험생에게 공개한다.
전국의 재수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상담 채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학습코칭 매니저 130여명이 ‘상담 채팅 서비스’를 통해 영역별 학습법과 입시 전략 방향, 전년도 대입 실패 원인 분석 등 재수생들의 다양한 고민을 상담해줄 예정이다. 장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