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박근혜 정부 추진 프로젝트
저유가 상황 지속에 기대 효과 반감
LNG 시설 추가로 사업 성격 변화도 영향
S-Oil의 울산 올레핀 하류시설 전경. [S-Oil 제공] |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에쓰오일(S-Oil)이 울산 동북아오일허브 사업에서 6년 만에 철수했다.
29일 에쓰오일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지분 18%(취득원가 9억400만원)를 지난해 11월 전량 매각하고 관계기업 투자 목록에서 제외했다.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애초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진 데다 정부가 이곳에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추가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 성격이 바뀐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 첫 발을 뗀 동북아오일허브 사업은 당시 박근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한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울산 북항에 대규모 석유정제·가공·저장시설을 구축해 동북아 석유 물류의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석유비축과 비용 절감 등을 기대했던 에쓰오일도 정유사 중 유일하게 민간 투자자로 참여했다. 한국석유공사 지분 51%, 에쓰오일 11%, 글로벌 탱크터미널 업체 보팍(Vopak) 38%의 구조로 합작법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당시 명칭은 코리아오일터미널)이 탄생했다.
에쓰오일은 이후에도 투자를 지속하며 지분율을 18%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2015년 보팍이 저유가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투자를 철회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후 보팍을 대체할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도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은 지지부진하게 전개돼 왔다.
여기에 현 정부가 최근 석유 저장소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줄이고, LNG 시설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변경하면서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의 투자 철회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LNG 업체인 SK가스가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지분 45.5%를 확보하며 이 사업에 뛰어들자 에쓰오일은 결국 지분을 한국석유공사에 모두 팔고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더디게 진행된 데다 SK가스의 참여로 에쓰오일로선 더 이상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사업은 한국석유공사, SK가스, 싱가포르 엠오엘시티(MOLCT)가 참여하는 구조로 바뀌었고, 올해 상반기 중 1단계 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