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외국 설비 전문가 참여 제한
자체 기술력만으로 시운전 성공적 마무리
본격 상업생산…SK에너지 경쟁력 제고 기대
기계적준공 및 시운전을 마친 SK에너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전경. 코로나 종결을 염원하고 시운전을 마친 축하 메시지가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제공] |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SK에너지가 1조원을 투입해 건설한 감압잔사유 탈황설비(이하 VRDS)가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 상업생산 채비를 마쳤다. 공사에 착수한 지 27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엔지니어의 입국이 막힌 상황에서 자체 기술력만으로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은 SK 울산콤플렉스(CLX)에 지은 VRDS가 지난 1월말 기계적 준공을 마친 데 이어 이달 14일 시운전을 완료했다고 29일 밝혔다.
VRDS는 감압증류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이다.
고압 설비가 기존 공장들보다 두 배 많아 공정 복잡도가 매우 높지만 SK에너지는 건설 기간을 3개월 단축했다. 아울러 통상 3개월인 시운전 기간도 2개월로 줄였고, 이마저도 다시 2주 이상 단축하면서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 기간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 무재해, 무사고 기록도 세웠다.
당초 외국의 설비 납품업체 전문가들이 시운전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로 외부인 공장출입이 금지되면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VRDS 시운전을 담당한 박기원 SK에너지 석유1공장장은 “코로나19 이슈로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우리의 경험과 기술만으로 해내야 한다는 각오로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절차와 점검 대책을 만들어 시운전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기계적준공 및 시운전을 마친 SK에너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전경. 코로나 종결을 염원하고 시운전을 마친 축하 메시지가 보인다. [SK이노베이션 제공] |
신설된 VRDS에는 총 240Km의 크고 작은 배관과 이 배관을 연결하는 약 2만4000개의 이음새가 들어갔다. 시운전 기간 이음새의 틈새에서 오일, 가스 등의 누출 문제가 흔히 발생하는데 1건 수리하는 데 12시간 이상이 걸려 시운전 기간이 길어지곤 한다.
그러나 이번 VRDS는 설비 누출문제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SK에너지는 누출 현상을 막기 위해 점검을 6단계로 세분화했고, 점검 실명제도 도입했다고 밝혔다.
2만5000평 부지에 자리잡은 VRDS는 배관 길이만 240Km에 달하며 전기 케이블 길이는 서울-울산간 거리의 3배, 공장 건설에 들어간 배관과 장비 등 장치 무게만 15톤 관광버스 1867대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물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까지 최고 경영진이 공사 기간 중 20회 이상 현장을 방문해 수시로 안전, 보건, 환경(SHE)을 강조하고, 중대사고 근절 현황을 직접 챙기며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조경목 사장은 “VRDS의 성공적 시운전 완료는 최근 처한 어려운 상황을 돌파할 SK에너지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SK에너지는 미래 경쟁력의 한 축이 될 VRDS를 비롯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혁신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 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