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고3 수험생 내일 등교개학
수험생 “학생부종합전형 준비할 시간 부족”
학부모 “재수, 이미 마음 속으로 거의 확정”
잇단 학사일정 변동에 신조어 ‘정시충’ 등장
“진도 아직인데 6월 중간고사” 교사도 우려
국민권익위원회가 교육부와 함께 온라인 개학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녀의 학년별 학부모의 만족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 14일 등교 개학을 대비 중인 서울 성동구 덕수고 고3 교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졌던 등교 개학이 20일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그러나 등교를 하루 앞둔 고3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코로나19와 대입 준비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험생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 “모의고사 몇 번 못 보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치를 판” 등 짧은 시간에 수시·정시 전형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과 원성을 쏟아 내고 있다. 학부모들도 “이번 대입은 정말 막막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고교 3학년 안모(18) 양은 “친구들끼리 ‘이번에 우리 학년 큰일 났다’, ‘재수하게 생겼다’고 한다”며 한숨을 크게 쉬었다. 안 양은 “수능은 모의고사를 못 봐서 준비도 안 돼 있는 데다, 고3은 1학기 내신도 챙겨야 하는데 시험이 계속 미뤄져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안 양의 학부모인 최모(47) 씨도 “고3 학부모 모임 단톡방에서 다들 ‘재수는 거의 마음속으로 90% 확정’이라고 말한다”며 우려했다. 최 씨는 “아이가 계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마련이 안 돼 있다”며 “큰 아이 대입 준비 경험이 있는데도 이번 대입은 정말 난감하다”고 했다. 이어 “한 학부모는 코로나 감염 우려로 인해 ‘학교 개학이 의미 없다. 어차피 정시로 돌린 학생들이 많은 마당에 개학 몇 주 미루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고 성화를 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계속되는 학사 일정 변동에 불안한 고3 사이에서는 “강제로 정시에 올인해야 할 판”이라는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수능과 학생부종합전형 준비 모두 어려움이 크지만, 내신을 준비하기 막막한 학생들이 수능에 집중한다는 반응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경기 안양 거주 고3 김모(18) 양도 “6월 9일부터 중간고사인데 내신을 챙겨야 하는 현역 고3 입장에서는 정말 걱정된다”며 “온라인 수업이 대면 수업보다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시험을 준비하는데 평소보다 어려울 것 같다. 무엇보다도 공부 습관이 불규칙해져서 학업 능력이 너무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학생뿐 아니라 학교생활과 대입을 모두 지도해야 하는 고교 교사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고3 담임들은 “시험 진도를 확보하지 못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애로 사항을 토로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고교 3학년 담임 교사 전모(53) 씨는 “EBS(교육방송) 강의로 진도를 나가는 수업의 경우 시험 진도를 확보하지 못해 난감해 중간고사 일정이 계속 조정되는 등 애로 사항이 많다”며 “교사도 이런 상황인데 고3 학생도 시험에 뭐가 나올지 예상할 수 없어 내신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대입에서 고3이 겪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 현역이 내신과 정시 모두 챙기려니 어려움이 클 것”이라며 “현역이 유리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각 과목 교사가 각 학생의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을 챙기기 어려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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