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해경 “피격 공무원 조타실 벗어난 시간, 조류 바뀌는 시점”
뉴스종합| 2020-09-29 17:10

연평도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지난 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이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던 공무원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해어업관리단 제공]

[헤럴드경제=뉴스24팀]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A(47)씨의 선상에서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지난 21일 새벽은 조류가 바뀌는 시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오전 0시부터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조타실에서 당직 근무를 했다. 근무는 오전 4시까지 예정돼 있었고, 그는 당직 근무 직전 아들과의 통화에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다. 이 전화는 A씨의 실종 전 마지막 통화 내역이었다.

A씨는 조타실에서 당직 근무를 하던 중 오전 1시 35분쯤 함께 근무하는 3항사에게 “문서 작업을 한다”고 말한 뒤 조타실을 벗어났다. 이후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쯤 점심 식사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동료들이 찾아 나설 때까지 그의 행적은 무궁화 10호에서 찾을 수 없었다.

김홍희 해경청장은 이날 오후 청사 기자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A씨가 실종된 당일) 오전 1시 39분은 조류가 바뀌는 시점이었다”며 “공교롭게도 (당시는 A씨가) 조타실을 이탈해서 행정실 컴퓨터를 부팅하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 흐름은 정조 시간대를 갓 지나 썰물에서 밀물로 바뀌고 있었다. 정조 시간대는 바다에서 밀물과 썰물이 바뀌는 과정에서 물흐름이 가장 느려지는 때로 보통 30분에서 1시간가량이며 6시간 주기로 바뀐다.

해경은 수산 계열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8년간 서해에서만 어업지도원으로 일한 A씨가 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를 잘 알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A씨가 조타실에서 나온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무궁화 10호에서 이탈해 월북한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앞서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A씨의 실종 시점을 21일 오전 2시부터 오후 11시 30분 사이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해경은 A씨가 실종 당시 타고 있던 무궁화 10호 내 CCTV 감식, 인터넷 포털 기록 확인, 주변인 추가 조사 등을 통해 계속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