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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흥 매수자 40% 서울시민…“원주민 토지보상 돌아가야”
뉴스종합| 2021-03-07 09:39
5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하수종말처리장 부지에서 열린 '시흥·광명 신도시 대책 주민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광명 시흥지구에서 최근 1년간 논과 밭의 매입자 40%가량은 서울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원생활을 누리기 위해 것일 수 있겠으나 투자 수요도 적지 않게 몰린 것으로 보인다.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광명 시흥 신도시 예정지와 그 주변부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작년 한 해 동안 10억원 이상 가격에 거래된 지목상 전(田)·답(畓) 거래 36건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총 89명의 매수자 중 34명(38.2%)이 서울 거주자로 집계됐다. 광명시와 시흥시 주민은 28명, 그외 지역 거주자는 27명이었다.

광명시 옥길동의 3000㎡가 넘는 한 논은 작년 8월 6명의 서울시민에게 15억여원에 팔렸다. 6명의 거주지는 구로구와 노원구, 종로구 등으로 다양했다. 이 논 구입자 중 2명은 한 달 전인 작년 7월에도 인근 논을 다른 지역 거주자 3명과 함께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6월 시흥시 과림동의 4000㎡가 넘는 한 밭은 3명의 서울 거주자에게 18억여원에 팔렸다.

부동산 시장 일각에선 2·4 대책이 나오기 전부터 광명 시흥 신도시가 지정된다는 사실이 정설처럼 돌았다는 증언이 나오는 상황으로 광명시와 시흥시 전역의 토지 거래가 최근 매우 과열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토지 매매 동향 자료에 따르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9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2년간 광명시의 전체 토지 매매는 2만575필지로, 이 중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거래는 5천876필지(28.6%)를 차지했다.

특히 광명 시흥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한 달 전인 지난달 서울 거주자의 광명시 토지 매수 비중은 35.8%까지 치솟으며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흥시는 지난 2년간 전체 토지 매매 3만7355필지 중 서울 거주자의 매입이 5591필지(14.9%)에 달했다.

광명시와 시흥시의 집값(주택종합)은 지난해 각각 12.02%, 8.29% 올라 2008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도시 지정을 앞두고 토지보상을 노리고 몰려드는 투자 수요를 막기 위해 토지보상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LH 직원들의 사례와 같이 토지보상만 아니라 영농보상까지 노리고 개발 예정지에 묘목을 촘촘히 심어놓는 등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묘목을 심어두면 보상은 다 자란 나무를 기준으로 이뤄지기에 쏠쏠한 수익을 챙길 수 있어 신규 택지 개발 후보지나 도로 공사 예정지 등지에는 '묘목밭'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토지보상 체계의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으며, 투자 수요는 걸러내고 원주민에게 합당한 보상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토지보상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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