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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서울 마포구에 거주 중인 김씨(29)는 배달 음식을 시킬 때마다 죄책감에 시달린다. 1인분만 배달 시켜도 배달 쓰레기가 기본으로 5개는 나와서다. 김씨는 “1만 2500원짜리 김치찜을 시켰는데 쓰레기가 10개가 넘게 나왔다”며 “30분 동안 식사하고 나서 쓰레기 처리에만 10분이 걸렸는데, 완전 ‘배보다 배꼽’ 아니냐”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배달·포장 주문이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메인 요리가 들어간 포장 용기는 물론 음식이 흐르지 않게 감싼 랩, 반찬통, 비닐봉투, 은박지, 숟가락, 젓가락까지. 그야말로 ‘한가득’이다. 이에 배달업계는 친환경 용기 판매, 주문 시 일회용품·반찬 거부란 등을 만들어 대응 중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배출된 플라스틱은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었다. 비닐 또한 11% 늘었다. 이는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주택가에서 수거한 폐기물만 종합한 수치로, 민간업체들의 수치가 더해지면 증가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배달업계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환경부가 일회용품 규제 방안에 배달·포장 음식을 포함시켰기 때문. 정부는 단계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시키고 씻어서 쓸 수 있는 다회용기, 친환경 소재 용기 사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에 배달앱은 물론 배달대행업체까지 친환경 소재 배달 용기 판매에 나섰다. 땅 속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PLA) 봉투, 코코넛 껍질·사탕수수 등 천연 자연물을 혼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 가까이 줄인 용기가 대표적이다.
배달의민족(위)과 요기요(아래)에서 제공 중인 선택 사항 |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각각 ‘배민상회’, ‘알뜰쇼핑’ 등 음식점주 대상 소모품 판매 홈페이지를 통해 친환경 포장 용기를 판매 중이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는 B2B고객 위주로 진행해온 친환경 용기 판매 사업을 일반 가맹점주로 확장 중이다. 업계는 “단가 상승, 내구성 저하 등의 문제로 용기 전체를 친환경 소재로 채택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환경 보호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사용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식점주들의 반응도 좋다. 판매된 용기 10개 중 2개 이상이 친환경 소재 제품이다. 바로고 관계자는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제한 방침에 따라 올해는 친환경 제품의 판매 비중이 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확산 중이다. 배달의민족은 2018년 4월 주문 페이지에서 ‘일회용 수저·포크 필요하지 않다’는 버튼을 추가했다. 지난해 11월까지 1000만 명이 넘는 사용자가 총 1억 2110만 건의 주문에서 해당 버튼을 사용했다. 요기요는 음식물 쓰레기 절감을 위해 선택 사항에 ‘반찬류 안 주셔도 돼요’ 버튼을 추가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