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金, ‘제3세력’ 금태섭과 회동 약속
창당→野 대선 단일화 시나리오
윤석열이 ‘키’...“비현실적” 지적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금태섭 전 의원을 만나기로 한 일을 놓고 야권에선 김 전 위원장이 대선용 ‘야권 토너먼트’를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금 전 의원과 이른바 ‘김종인 신당’을 창당하고, 이를 대선 정국에서 국민의힘·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할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이 추후 있을 협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대권주자 1위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다선 의원은 15일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 야권 내 소위 ‘전략적 다당제’의 판을 깔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서울시장 보선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후보, 금태섭 전 의원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단계식 경선을 사실상 주도했다. 몇몇 중진들은 “무조건 통합”을 외쳤지만, 그는 선거 직전까지 시간을 끌며 컨벤션 효과(정치행사 후 지지율 상승)를 최대치로 이끌었다. 그의 전략이 선거에서 통했다는 것은 결과로 증명됐다. 한 초선 의원은 “만약 ‘김종인 신당’이 생긴다면 국민의힘·당과는 일단 연대 수준으로 손을 잡을 것”이라며 “그 사이 윤 전 총장 등 제3세력 인물 영입을 시도하고, 그를 야권 단일 후보로 만들고자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윤 전 총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다. 그가 김 전 위원장과 함께 하지 않고 독자적 제3세력을 만들 수 있다. 자금과 조직력이 있는 국민의힘으로 바로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되면 설령 ‘김종인 신당’이 생긴다고 해도 파급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전 위원장이 같은 선거 전략을 다시 구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공학적 움직임으로 인식돼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야권 토너먼트’가 승률 100% 전략도 아니다. 지난 2012년 민주통합당은 같은 해 12월 대선에 앞서 문재인 당시 후보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와 통합하고 이정희 진보당 후보의 지지를 얻는 등 대선 직전 단계적 통합을 해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한편 김 전 위원장과 금 전 의원은 16일 모처에서 비공개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의 제안으로 이 자리가 성사됐다. 앞서 금 전 의원은 “윤 전 총장 같은 분도 정치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들 생각”이라고 창당을 시사한 바 있다. 금 전 의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대선배이자 (정치권의)어른과 사적인 만남을 갖는 것으로,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알려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