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진력·거침없는 직설화법 ‘닮은 꼴’
5선 국회의원·당대표·대선재수 洪
정치 경륜 측면선 李에 비교우위
여의도 기성정치 혐오 여론은 변수
李, 유능한 행정가 이미지 강조하며
새로움·젊음 내세워 신구대결 구도로
洪, 이재명 신상·도덕성 논란 파고들듯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4일 오전 경기도 수원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회를 방문, 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배두헌·신혜원 기자] ‘홍카콜라’ 홍준표 의원이 5일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되면 내년 대선은 ‘사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이른바 ‘탄산대전’으로 펼쳐지게 된다.
‘사이다’와 ‘콜라’라는 별명에서 보여지듯 두 사람은 공히 ‘한다면 하는’ 시원시원한 추진력의 캐릭터를 갖고 있다. 종종 돌발 실언이 나오긴 하지만 솔직하고 거침없는 직설 화법으로 인기를 끈다는 점도 유사하다. 두 후보가 맞붙게 되면 TV토론회에서 불꽃 튀는 싸움이 예상된다. 두 사람은 ‘흙수저’ 출신으로 어렵게 공부해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등 인생 스토리도 일정 부분 겹친다.
공통분모가 많지만 구체적 경력으로 들어가면 차이점이 상당하다. 이 후보는 여의도 정치 경험이 전무한 지자체장(행정가) 경력만으로 대선 후보 자리까지 올랐다. 반대로 홍 후보는 5선 현역 국회의원으로 당 대표, 지자체장 경력까지 갖췄다. ‘새로움’과 ‘경륜·노련함’의 신구 대결 구도인 셈이다.
▶풍부한 정치 경륜 대 젊음과 새로움 =대선의 경험·경력에선 홍 후보가 앞선다는 평가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홍 후보는 5선 현역 국회의원에 당 대표도 2번이나 지냈고 대선 후보 경력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에서 국가운영을 다뤄 본 정치적 경륜은 엄청난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홍 후보는 오랜 의정경험에서 나오는 정치적으로 노련한 판단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를 만난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반면 홍 후보의 ‘풍부한 여의도 경험’이 오히려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해석도 있다. 오랫동안 정치판에 몸 담아온 ‘올드보이’ 홍 후보에 비해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변방에서 나타난 새로운 인물’이란 젊은 도전자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들의 기성정치에 대한 혐오 속에 최근 여론 트렌드엔 여의도 정치 경험을 결코 ‘가산점’으로 쳐주지 않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젊음’도 이 후보의 비교우위다. 홍 후보는 1954년생, 이재명 후보는 호적상 1964년생으로 이 후보가 10살 아래다. 홍 후보에게 여전히 ‘꼰대’ 이미지도 남아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 후보가 젊다는 부분에서 분명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고,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 후보는 ‘나는 새로운 인물이고 홍준표는 구시대 인물’ 이란 식으로 신구 대비를 강조하는 구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사람 모두 지자체장 경력을 보유했지만 이 후보는 성남시·경기도 지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발판으로 대선후보로까지 발돋움한 반면, 홍 후보는 2번의 경남도지사 시절 도민들로부터 썩 높은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는 점도 이 후보의 비교우위로 평가된다.
▶洪, 李 도덕성 논란 파고들듯…대역전극 컨벤션 효과도 = 이 후보의 최대 리스크이자, 반대로 홍 후보의 비교우위는 도덕성이다. 홍 후보도 과거 막말로 구설수에 오르거나 지난 대선 때 이른바 ‘돼지발정제’ 논란을 빚기도 했으나, 현재진행형인 대장동 의혹,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등 이 후보의 신상 논란은 파급력이 월등하다.
실제 홍 후보가 경선 막판 지지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도 전방위적 의혹에 시달리는 이 후보나 윤 전 총장 대비 깨끗해서라는 평가다. 황태순 평론가는 “홍 후보는 이런저런 스캔들이나 법적 시비에 걸려있는 게 없다”며 “대장동부터 시작해서 형수 욕설,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받는 이 후보에 비해 도덕적으로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당심’보다 ‘민심’ 바람을 탔던 만큼,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처럼 강한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이란 전망도 호재다. 이 후보가 민주당 마지막 3차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에 크게 패한데다 누적득표율 계산 문제로 ‘경선불복’ 논란까지 겹치며 본선 후보로 선출되고도 ‘역컨벤션 효과’가 발생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2030 청년층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홍 후보의 든든한 비교우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똑같은 정책을 설명해도 홍 후보는 이 후보에 비해 젊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솔직담백한 어법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윤태곤 실장은 “20대 젊은층의 지지가 거꾸로 확장성을 방해하는 쪽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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