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술파티’ 英총리 내로남불의 종착역, 국민적 조롱
뉴스종합| 2022-01-16 08:23
시위대가 런던 다우닝가 11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코로나19 봉쇄조치 기간 ‘음주파티’를 벌인 보리스 총리를 희화화하고 있다. @NoContextBrits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국민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소셜미디어와 TV프로그램에서 그와 행정부 직원이 코로나19 봉쇄조치 기간 동안 ‘음주파티’를 벌인 걸 두고 희화화하고 있어서다.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조롱으로 바뀌는 순간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존슨 총리의 거취엔 더 나쁜 조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NoContextBrits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위터에 올라온 한 영상엔 10여명으로 이뤄진 시위대가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 있는 총리의 관저 앞에서 검은색 옷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 머리엔 존슨 총리의 상징과도 같은 헝클어진 금발 가발을 쓰고, 얼굴에도 총리를 닮은 마스크를 썼다. 그들은 “내 이름은 보리스, 난 파티를 좋아해”라고 말한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거의 300만회에 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봉쇄조처가 시행 중이던 2020년 5월 20일 관저에서 열린 직원 파티에 약 25분간 머물렀다고 인정하며 지난 12일 하원에 출석해 사과했다. 그는 “암묵적으로 업무상 행사라고 믿었다”고도 해명했다. 그러나 여론은 이를 수용하기는커녕 조롱거리로 삼고 있는 셈이다.

영국 주요 매체에서도 존슨 총리와 행정부 직원의 행동을 풍자적으로 다루고 있다. 공영방송 BBC는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의 장례식 전날인 작년 4월 16월, 총리실 직원이 술파티를 벌이며 필요한 물품을 넣는 데 여행가방이 사용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여행 가방에 와인병 몇 개가 들어갈 수 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스카이TV에서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를 담당하는 해설가도 뼈 있는 발언을 했다. 리버풀의 전설로 알려진 제이미 캐러거는 “오늘 밤은 파티가 아니라 일에 관한 것”이라며 “그들은 일과 파티의 차이점을 알아야 하고, 잘못 알고 파티 모드에 있다고 생각하면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겉으론 선수들의 태도를 언급한 거지만, 총리 등의 술파티를 에둘러 비판한 거라는 풀이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존슨 총리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자유민주당, 스코틀랜드국민당, 민주연합당(DUP) 등 다른 야당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수 여당에서도 존슨 총리의 불신임 의견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존슨 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면 관저에서 벌인 악명 높은 팬데믹 파티에 대한 분노가 조롱으로 바뀌는 순간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