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투자시설 확충에 ‘낭보’
美본토 중심의 반도체전쟁 심화
미국 본토의 반도체 제조기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미국경쟁법안(America COMPETES Act)’이 최근 미 하원을 통과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시설 확충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대만의 TSMC와 미국의 인텔 역시 공동으로 지원 수혜를 누리게 되면서 미국 본토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투자경쟁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4면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통과시킨 미국경쟁법안은 삼성전자 등 미국에 최근 반도체공장을 짓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 수혜가 될 전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보도를 통해 해당 법안 통과 사실을 전하며 “미국에서 최첨단 반도체공장 건설을 위해 움직이는 한국 삼성전자, 대만 TSMC, 미국 인텔 등에 관련 보조금이 나눠질 전망”이라며 “중국이나 대만에서 공장을 세우는 것보다 20~50%가량 높은 비용을 보조금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법안에는 2022 회계연도(21년 10월~22년 9월)부터 5년간 미국 내 반도체 연구·디자인, 제조 관련 보조금 등으로 520억달러(약 62조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390억달러(약 46조원)가량이 신규 제조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사용될 예정이다. 법안에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과 자동차 생산에 필수적인 반도체가 부족하다”며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통한 제조시설 가동 안정화 필요성이 언급됐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구체적인 내용은 지속되는 협상을 해봐야 알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자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신규 라인을 착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국내 경기도 평택 3라인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생산기지로 평가된다. 테일러 신규 라인은 2024년 하반기에 가동될 예정으로,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가 17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하원에서 가결된 법안은 지난해 6월 상원을 통과한 ‘미국혁신경쟁법안’과 병합 심사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미국경쟁법안과 유사하게 첨단 기술 개발 등에 2500억달러(약 299조원) 예산을 투입하고 이 중 520억달러(약 62조원)를 반도체 연구, 설계, 제조 등에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두 법안은 단일 법안으로 만들어진 후 상하원 표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거치면 효력을 얻는다.
한편 앞서 지난 7월 세계 3대 신용평가기업 피치는 ‘미국혁신경쟁법’이 통과됐을 당시 삼성전자·TSMC·인텔 등 3개 기업이 반도체 첨단 핵심 기술력과 시설을 보유했다는 점 때문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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