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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대선 이후도 생각하시라” 조언에 결단…장제원 매형집서 새벽 회동
뉴스종합| 2022-03-03 10:25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신혜원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3일 ‘단일화 드라마’ 뒤편에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끈질긴 물밑협상이 있었다. 또 그간 당 안팎의 설득에도 완주 뜻을 고집하던 안 후보가 입장을 바꾸게 된 데에는 “대선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의 실무진 조언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두 후보는 전날 마지막 대선 TV토론회를 마치고 서울 강남에 있는 장 의원 매형 집에서 다음날 이른 오전까지 약 2시간30분간 회동했다. 카이스트 교수 출신의 장 의원 매형은 안 후보와 부부모임을 할 만큼 관계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는 장 의원과 이 의원도 참석했다. 그간 선거캠페인에 대한 소회, 단일화 협상 중 쌓인 오해를 푼 양측은 안 후보가 사퇴해 윤 후보를 지지키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장 의원과 이 의원은 회동이 끝난 후 자리에 남아 합의문 문구를 조정했다. 윤 후보는 마지막으로 안 후보가 한 번 더 다듬은 문구를 확인한 후 “이대로 하자”고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렬 수순이던 단일화 문제는 전날 급물살을 탔다. 양측의 사안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장 의원과 이 의원이 늦은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나 후보 간 회동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사전투표 전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후 윤·안 후보의 담판이 있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다고 한다. 그런 다음 장 의원은 윤 후보가 토론 후 촬영차 이동했던 서울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를 찾아 회동계획을 전달했고, 이 의원은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 후보에게 윤 후보와 만날 것을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안 후보와 가까운 한 인사가 안 후보의 뜻을 돌리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말도 들린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하기 전 최종적으로 합의문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그간 양측의 단일화 협상은 안갯속이었다. 두 의원은 지난달부터 물밑협상에 나섰지만 안 후보가 같은 달 20일에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며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윤 후보가 지난달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일지'까지 공개하며 협상을 파국을 맞는 듯했다.

그러나 양측 모두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윤 후보는 대선이 코앞인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초박빙 구도가 이어지는 일에 대해 최후의 ‘부스터’가 필요했다. 전날 이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가 단일화를 이루면서 추가 동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이에 윤 후보는 주변에서 “단일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포용력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의 조언을 거듭 들었다고 한다.

수차례 완주를 선언했던 안 후보도 주변인들의 조언을 결국 받아들이기로 했다. 복수의 국민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사흘 전 안 후보가 참석한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선 완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몇몇 국민의당 실무자는 안 후보에게 완주할 때 지게 되는 정치적 부담, 대선 이후의 행보에 대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시 안 후보는 상황이 어려워도 완주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입장이긴 했다”고 했다.

그러나 며칠 새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안 후보 지지를 철회하고, 국민의당 호남 당원이 일부 탈당하는 등 당 내 단일화 압박이 커지자 결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 후원회장을 맡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는 전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대선 투표 직전까지 안 후보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선대위 관계자는 “국민의당 당원 중 40~50%는 단일화를 원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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