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伊 드라기 내각 연정붕괴 위기...주요정당 신임투표 ‘보이콧’
뉴스종합| 2022-07-21 11:39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상원 표결에 부쳐진 신임안은 찬성 95표, 반대 38표로 통과했지만 범좌파 오성운동(M5S),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와 극우당 동맹(Lega)이 투표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내각이 붕괴할 위험에 놓였다. 이에 드라기 총리가 곧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 두 번째 사임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기 총리가 이날 상원 신임안 투표를 앞두고 진행된 의회 토론회에서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AP]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내각 신임투표에서 주요 정당들이 ‘보이콧’을 선언해 표결에 불참하면서 내각이 붕괴할 위험에 놓였다.

20일(현지시간) BBC등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상원 표결에 부쳐진 신임안은 찬성 95표, 반대 38표로 통과했지만 범좌파 오성운동(M5S),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와 극우당 동맹(Lega)이 투표하는 것을 거부했다.

1년 5개월 간 이탈리아를 이끌어온 내각이 ‘대타협’에 실패하면서 드라기 총리는 곧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 두 번째 사임안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기 총리는 이날 오전 연설을 통해 초당적 지지를 촉구했지만, 전진이탈리아 동맹이 표결을 앞두고 오성운동과 내각을 운영할 수 없다고 선언하며 엇나갔다.

드라기 총리와 함께 연정의 단결을 강조한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신임안 보이콧을 두고 “정치는 실패했다”며 “이탈리아인의 미래가 위태로워졌다. 비극적인 선택의 결과는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표결에 불참한 세 정당은 여러 경제적 의제에서 드라기 총리의 적절한 대답을 기대했지만 듣지 못했다며 보이콧 이유를 설명했다.

동맹당의 스테파노 칸디아니 상원의원은 “휘발유 가격 상승, 기업과 가정의 어려움, 그리고 높은 공과금 문제 등에 대한 답변을 원했지만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제난 속 민생 지원 방안과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로 드라기 총리와 각을 세워 온 오성운동이 지난 14일 진행된 내각 신임 투표에 불참하자 드라기 총리가 사임서를 냈다. 그러나 마타렐라 대통령이 사임서를 반려해 또 한 번의 상·하원 신임안 표결 일정이 잡힌 것이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드라기 총리의 사임안을 수용할 경우 새 총리 후보자를 지명해 내년 상반기에 있는 총선 때까지 한시 내각을 운영할지, 혹은 의회를 해산하고 가을 조기 총선을 진행할지 결정해야 한다.

조기 총선으로 가닥이 잡히면 9월 말이나 10월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외신은 드라기 총리의 사임이 유럽과 이탈리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재정건전성이 낮은 이탈리아의 차입 비용을 늘리기 위해 긴축재정에 돌입하는 유럽 중앙은행(ECB)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 나아가 이탈리아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마련됐던 여러 경제적 개혁이 미완성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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