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뉴욕증시, 실적·지표 호조에 상승…유럽증시 혼조세·유가 하락
뉴스종합| 2022-08-04 07:06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로이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이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오고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서비스업 지표가 개선되면서 상승했다.

3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6.33포인트(1.29%) 오른 32,812.50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3.98포인트(1.56%) 상승한 4,155.17을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19.40포인트(2.59%) 뛴 12,668.16으로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는 3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 기업들의 실적,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당국자들의 발언에 주목했다.

이날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 지표가 개선된 것이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ISM이 발표한 7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7로 전달의 55.3보다 개선됐다. 이날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인 54도 웃돌았다.

ISM 비제조업 PMI의 하위 지수인 신규 수주와 고용이 모두 증가세를 보여 경기가 일제히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다소 완화했다.

반면 S&P 글로벌이 발표한 7월 서비스 PMI 확정치는 47.3으로 50을 밑돌면서 서비스업 경기가 2년 1개월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진입했음을 확인해줬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서비스업 PMI는 예비치인 47보다는 높았으며, 이미 예비치에서 수치가 50을 밑돌 것으로 예고된 바 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에도 주목했다.

페이팔이 예싱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실적 가이던스도 상향하면서 기술주의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페이팔의 주가는 9% 이상 올랐다.

애플과 아마존이 각각 3%, 4% 이상 오르고,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도 5% 이상 올랐다.

CVS헬스와 모더나도 이날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에 주가는 각각 6%, 15% 이상 올랐다.

AMD의 주가는 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1% 이상 하락했다.

로빈후드의 주가는 회사가 직원 23%를 감원할 것이라는 소식에 11% 이상 올랐다.

언더아머의 주가는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2% 이상 올랐다.

에어비앤비의 주가는 순익 전환 소식에도 1% 이상 하락했다.

최근 발표되는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긍정적이며 이는 주가 반등에 일조하고 있다.

전날 시장을 긴장시켰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이날 대만 방문을 마치고 한국으로 출발했다. 중국 군용기가 중국과 대만 사이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 무력 시위를 벌였으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연준 당국자들의 매파적 발언이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은 대체로 이를 무시하는 분위기다.

전날 연준 당국자들은 일제히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때까지 계속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밝혔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는 강력한 증거를 볼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우리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기 전에 전반적으로, 즉 헤드라인 물가뿐만 아니라 근원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 등에서 모든 것이 내려오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5%포인트가량 더 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다른 위원들이 예상한 수준보다 더 높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말에 금리가 3%~3.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불러드 총재가 제시한 전망치는 3.75%~4%이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는 경로가 있다”며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9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는다면 75bp 인상이 더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 당국자들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이미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로이트홀트 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CNBC에 “오늘 대다수의 관심이 연준과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준의 계속된 투쟁에 고정돼 있지만, 많은 경제 정책이 이미 새로운 완화 사이클을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새로운 완화 사이클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의 신뢰를 회복하는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톤엑스 파이낸셜의 매트 웰러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주가가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위험선호 심리에 오르고 있다”라며 최근 발표된 실적과 ISM 보고서가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우려를 완화했다고 말했다.

유니제스천의 올리비에 마르시오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는다는 면에서는 꽤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6.5%에 달했다. 전날의 59%에서 하락했다.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3.5%로 전날의 41.0%에서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98포인트(8.27%) 하락한 21.95를 기록했다.

▶유럽증시, 美中 갈등에 혼조세=이날 유럽 증시는 미·중 갈등 악화 우려에 혼조세로 출발했다.

오후 4시 42분(한국시간)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장 대비 0.07% 상승한 3,687.31을 기록했다.

독일 DAX30 지수는 13,428.25로 0.16% 하락했고, 영국 FTSE100 지수도 7,393.74로 0.21% 내렸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0.11% 오른 6,417.16을,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0.01% 상승한 22,354.10을 기록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미·중 관계가 험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에 강력 반발하며 대만 주변 해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고, 대만에 대해 경제적 보복 조치에 나섰다.

다만 펠로시 의장이 중국이 군사력을 전개한 남중국해 일대를 피해 우회 항로를 택하면서 대만 도착 때까지 별다른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자 극도의 위험회피 심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유럽에서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판매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1% 상승한 1.01762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6개월만에 최저 경신=뉴욕유가는 산유국들의 소폭 증산 소식에도 미국의 원유재고가 늘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6달러(4%) 하락한 배럴당 90.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지난 2월 10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마감했다.

OPEC+는 이날 열린 정례 산유국 회의에서 9월 원유 증산량을 하루 10만배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7~8월 증산량인 하루 64만8000배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추가 증산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증산 규모를 줄인 셈이다.

유가는 OPEC+의 증산 규모 축소에 한때 2% 이상 올랐으나 재고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 전망이 계속 낮아지고 있어 OPEC+가 증산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 세계는 에너지 위기와 계속 싸우고 있고, OPEC+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가 3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9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46만7000배럴 늘어난 4억2655만3000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7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원유는 줄어든 것이 아닌 되레 늘어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휘발유 재고는 16만3000배럴 증가해 13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던 예상을 빗나갔다. 정제유 재고는 240만배럴 줄어 70만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랐다.

모야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유가 하락과 여전히 여름 휴가 성수기임에도 7.1% 줄었다”라며 “수요 전망이 모두가 생각해왔던 것보다 훨씬 더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는 마켓워치에 “수입은 증가하고 정제 활동은 5월 초 이후 최저로 떨어지면서 원유재고가 강한 증가세를 보였다”라며 “다만 OPEC+가 10만 배럴 증산에 그치면서 균형추 구실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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