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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대책 로드맵 제시는 좋지만 구체적 계획은 없어” [윤정부 부동산공급대책]
부동산| 2022-08-16 12:01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해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

16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향후 5년간의 주택 공급목표와 추진 일정을 담은 로드맵으로서 정부의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에 충실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기존의 공급 확대 기조를 흔들지 않고 지속적인 공급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로드맵이라는 개념 자체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주는 것인데 이번 방안에는 그동안 논의됐던 정책이 모두 담겼고 각 정책을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포괄적으로 담겼다”며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 문제의 핵심은 공급이 부족했는데 미리 준비하지 않아 주택 가격이 오를 때 대응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게끔 충분한 공급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서 기대한 만큼의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기존 공약을 공식화하는 선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해 여러 방안을 제시했으나 일정을 구체화하는 데에 그쳤고 추가 신규 택지 발표도 발굴·협의하겠다는 정도에 불과했다. 민간분양 주택의 새로운 모델로 ‘내 집 마련 리츠’를 새롭게 제시했지만 리츠 방식을 도입했다는 것 이외에는 기존 민간임대주택과 유사하다고 봤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전체적인 틀은 체계적이지만 상세 내용은 모두 후속 계획으로 제시하겠다고 돼 있는 등 알맹이는 없다”면서 “270만가구라는 숫자 외에 재건축 규제 완화가 어느 수준일지, 신규 택지 후보지가 어디일지 등 세부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도 “구체적인 주택 공급계획과 빠른 실행이 필요한 시점인데 이번 대책에는 270만가구라는 만만치 않은 물량을 어떻게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깊이 있게 설계되지는 않았다”며 “시장 관심이 높았던 재건축부담금 등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발표가 미뤄져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장의 시장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제시되는 재건축부담금 감면대책, 청년 주거 지원 종합대책, 추가 신규 택지 발표 등 후속 조치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에 따라 시장이 반응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정부의 로드맵대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실행 과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금리상승 때문에 시장을 크게 자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매수자의 주택 구입시기를 늦춰 시장안정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정부는 계속해 강한 공급 의지를 보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는 숫자가 아닌 정책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실행방안, 성공 사례의 누적에 중점을 둬야 한다”면서도 “큰 줄기를 담은 이번 발표 이후 세부 사안의 구체화나 추진 등은 세간의 시선을 집중시키기보다는 조용히 이뤄지는 것이 종전의 시장 자극과 같은 문제를 답습하지 않는 방안”이라고 했다. 김은희·서영상·이민경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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