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EU “러시아인 비자 더 비싸고 까다롭게”
뉴스종합| 2022-08-29 11:10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겨눠 러시아인 상대 관광비자 발급을 더 비싸고 까다롭게 하는데 합의할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예정된 EU 외교장관 회의에서 27개국 외교장관들은 EU와 러시아가 2007년 체결한 비자 촉진 협정 중단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국가 일부가 요구하는 러시아인 상대 관광비자 발급 전면 중단은 독일 등이 반대해 만장일치가 어려워 이같은 절충안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EU는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의사 결정이 이뤄지는 구조다.

만일 비자 촉진 협정을 중단하면, 신규 비자 발급 시 요구하는 서류가 늘고, 발급 비용이 비싸지며, 대기 시간이 더욱 길어져 비자 발급 수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앞서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2월 말에 러시아 정부 인사와 기업인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비자 촉진을 중단했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EU 외교장관 회의에선 비자 촉진 중단 범위를 러시아 일반인 전체로 넓히는 데 초점을 둔다.

EU 고위 관료는 FT에 “러시아 관광객들이 우리 도시와, 우리 마리나(요트정박지)를 돌아다니는 건 부적절하다”며 “우리는 이 전쟁이 옳지 않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신호를 러시아 국민에게 보내야한다”고 말했다.

EU는 추후 관련 논의를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EU 고위 관료는 “예외적인 상황에선 예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며 연말까지 더 심화한 변경이 도입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우리는 비자 촉진 중단 그 이상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핀란드와 발트국가 등 러시아 접경 국가들은 러시아인 비자발급 중단 혹은 제한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독일 등 일부 EU 국가는 푸틴 정권에 반대하며 모국을 떠나는 러시아인들이 있다면서 반대 입장이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28일 오스트리아 ORF 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시민과의 관계 단절이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며 “일부 러시아인이 비자를 받지 못하는 방식을 검토해야한다”며 선별적 금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에스토니아는 이미 발급된 비자도 취소하며 러시아인 입국을 규제했고, 핀란드는 러시아인 관광 비자 발급을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체코와 폴란드 등은 전쟁 초반에 이미 러시아 관광객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전쟁 초반 유럽과 러시아간의 하늘 길이 닫히면서 많은 러시아인들이 유럽으로 가기 위해 핀란드와 발트 국가들을 이용하고 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지난주 EU를 여행한 러시아인의 30%가 발트 국가를 통해서 비자를 받았다고 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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